국정위, 기업계와 잇단 충돌…‘수위조절’ 고심

국정위, 기업계와 잇단 충돌…‘수위조절’ 고심

입력 2017-06-11 10:17
업데이트 2017-06-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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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최저임금부터 통신비까지 곳곳 ‘잡음’

문재인 정부에서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최저임금 인상안이나 통신비 인하안 등을 두고서 기업계와 잇따라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김진표 위원장이 국정기획위 출범과 동시에 “공급주도형 경제에서 소득주도형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선언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계와 지나치게 대립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에도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 국정위의 속내가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국정기획위에서는 기업계와 소통을 늘리는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안의 경우 저소득층 자영업자에게는 적용 시기를 늦춰주는 방안 등 소상공인들을 위한 보완책도 검토하면서 간극 좁히기에 나서고 있다.

국정기획위는 일단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경제정책이 자리를 잡는 과정”이라며 기업계와의 대립구도로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가계소득을 높이고 소비를 늘려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소득주도형 성장이 필요하다”며 “경영환경이 날로 나빠지는 기업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의 기업 시각은 사뭇 다르다.

우선 최저임금 인상안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국정기획위의 노동정책을 두고 기업계에서는 최근 잇따라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영배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경총포럼에서 비정규직 정책과 관련해 “사회 각계의 정규직 전환 요구로 기업들이 매우 힘든 지경”이라며 “특히 중소기업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안을 두고서 반발이 거세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 8일 국정기획위 사회분과 위원단을 만난 자리에서 “중소기업계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위의 대표적인 가계 생활비 절감 정책인 ‘휴대전화 통신비 인하’ 공약 이행방안 논의를 두고도 업계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시민단체들이 국정기획위에 건의한 대로 기본료에 해당하는 1만1천 원이 모든 가입자를 대상으로 일괄 인하될 경우 통신사들은 일제히 적자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정기획위 내에서는 경제구조 개혁을 위해 다소간의 저항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대립 일변도로 가서는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 일자리 창출이나 소득주도 성장에 있어서 기업들도 분명히 한 축을 담당해야 할 존재”라며 “기업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며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정기획위는 최근 최저임금제에 대한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 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가졌고, 휴대전화 요금 인하 문제에 대해서도 통신사들의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받았다.

기업이나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보완책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나와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이 목표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우려도 일리가 있다.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수수료에도 인하의 여지가 있고,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을 높여 자영업자의 비용을 절감해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저소득 자영압자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 시행시기를 조금 늦춘다는가 하는 보완장치가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이에 대해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부분에 대해서는 ‘정규직과 같은 직제로 직접 고용하는 방법, 별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방법, 자회사를 설립해 채용하는 방법’ 등 세 가지 방안을 거론하면서 “세 가지 다 가능하다고 본다”며 “각 기업의 직무 내용 등 형편에 따라 노사 합의를 통해 선택하고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계의 요구처럼 모두 제대로 된 정규직이 되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지금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워낙 커져 있다”며 “그런 점에서 기업의 형편에 따라 단계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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