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 롯데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오찬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욕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잘 알겠습니다. 제가 한국 사람들에게 30일의 시간을 주겠다고 말하겠습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
“아니오, 아니오. 협상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오. 당신이 한국 사람들에게 30일의 시간을 주겠다고 말하면 절대 안 돼요. 한국 사람들에게 말하세요. 그 사람(트럼프 대통령)이 진짜로 미쳐서 당장 협정을 폐기할 것이라고 말이요. 당신은 그런 식으로 말을 해야 해요. 그런데 나는 진짜로 그렇게(한·미 FTA 폐기) 할 수 있어요. 여러분들 모두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해요. 한국 사람들에게 30일 얘기는 꺼내지도 마시오. 그런 말을 하면 한국 사람들은 그 시간을 연장하려고 들 것이 아니겠소.”(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치광이 이론’(madman theory)을 우리나라에 적용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나서라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지시한 사실이 밝혀졌다.
미치광이 이론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이용했던 전략으로 대통령이 미치광이여서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는 이미지를 상대국에 심어줘 상대국의 양보를 얻어내는 외교기법이다.
북한을 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쓰는 미치광이 이론을 동맹인 한국과의 한미 FTA 협상에서도 써먹으려 한 것이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인 악시오스(Axios)가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이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백악관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에게 한국에 FTA 즉각 폐기를 통보할 것을 지시했다. 이 자리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소니 퍼듀 농무장관 등이 참석해 FTA 관련 논의를 한 회의였다.
악시오스는 이러한 트럼프의 협상전략에 대해 “단점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많은 전 세계 지도자들은 대통령이 미쳤다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미친 자로 여겨지는 것을 자신의 자산이라고 보고있다”면서 “이 같은 수사는 동맹을 불안하게 하고 (북한 등) 적국에는 불필요하고 비의도적 전쟁을 유발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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