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스 앞에서 대기 중인 자유한국당 의원들
자유한국당 김현아(왼쪽), 김정재 의원이 25일 국회 의안과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이 팩스로 접수될 것에 대비, 대기하고 있다. 2019.4.2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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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대상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직자 등 관계자들에 대한 고발 조치다.
자유한국당 의원과 보좌진, 당직자들은 지난 25~26일 여야 4당이 합의한 패스트트랙 법안의 발의를 막기 위해 법안 접수처인 국회 본관 7층 의안과 사무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 의원들과 관계자들은 의안과 사무실 팩스 기기로 접수된 법안 서류를 가로채고 팩스 기기를 부수는가 하면,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컴퓨터 모니터도 못 쓰게 하는 등 몸으로 법안 발의를 막고 나섰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 접수 막는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이 25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서 국회 직원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 접수를 막고 있다. 2019.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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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회사무처 입법차장은 지난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팩스를 부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무처는 다만 고소장에서 피고소인을 특정하지 않고, 대신 의안과 사무실 점거 영상 등을 증거자료로 첨부해 검찰에 제출했다. 직접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의 가해자를 특정하지 않음으로써 정치적 시비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패스트트랙 법안 제출을 저지하기 위해 의안과를 점거한 불상의 의원, 보좌진, 당직자를 고발한 것”이라면서 “추후 증거자료를 제출할 예정으로, 수사 과정에서 피고소인이 정확히 가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 접수 무효 주장하는 곽상도 의원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25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접수에 대해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2019.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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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처는 패스트트랙 지정 절차가 완료된 상황을 고려해 고발을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국회 경내 법 질서 확립을 위해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국회 사무처 사무공간이 점거로 업무가 마비된 사상 초유의 사태에 33년 만에 국회 경내에 경호권을 발동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