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만 몸수색해 놓고… 경호처 “前정부 지침 따랐다”

주호영만 몸수색해 놓고… 경호처 “前정부 지침 따랐다”

이하영 기자
입력 2020-10-28 20:52
업데이트 2020-10-29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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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과의 환담장 입구서 스캐너 들이대
野 “전례 없는 일” 격앙… 朱, 환담 불참
文 “정의당, 이스타 해법 소금 역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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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도 참석 거부
김종인도 참석 거부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등 5부 요인, 여야 지도부와 환담하고 있다. 이날 환담에 불참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자리(오른쪽 두 번째 )가 빈 채로 남아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야당 원내대표 몸수색이 말이 됩니까. 이건 모욕입니다.”(국민의힘 의원들)

“청와대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겠습니다.”(박병석 국회의장)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현장은 대통령경호처의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몸수색 논란이 터져 나오며 고성과 항의로 얼룩졌다. 문 대통령은 ‘위기 속 협치’를 강조했지만 이날 논란으로 협치는 더욱 요원해진 모양새가 됐다.

발단은 대통령 연설에 앞서 진행된 사전 환담이었다. 주 원내대표가 사전 협의에 따라 환담에 참석하려 하자 경호처 직원은 입구에서 주 원내대표의 신원을 묻고 스캐너로 신체수색을 시도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현장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항의했고 결국 주 원내대표는 환담에 불참했다. 다른 참석자들은 신체수색을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연설 시작도 다소 늦어졌다. 박 의장의 수습으로 시작된 연설 중에도 여야 반응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문 대통령이 방역 안정과 경제 반등을 강조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총 26번 박수를 치며 지지를 보냈다. 반면 여야 협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을 언급할 때는 야당 쪽에서 고성과 야유가 나왔다.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시정연설 직후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이 국회의장, 당대표와 티타임을 할 때 수색을 하고 제지한 전례가 없다”며 “전두환 대통령 때도 이렇게 안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경호처는 “당대표와 달리 정당 원내대표는 검색 면제 대상이 아니지만 당대표 동반 출입의 경우 관례상 검색 면제를 해 왔다”며 “(주 원내대표는) 홀로 환담장에 도착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현장 경호요원이 융통성을 발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경호처는 “이런 내용의 경호지침은 이전 정부 시절 만들어져 준용돼 온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이날 비공개 환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은 “정의당이 그런 소금 같은 역할을 해 달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의당은 논평을 통해 “책임 있는 대통령이라면 정의당을 소금과 같다며 칭찬할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생계 고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답변을 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20-10-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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