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법은 ‘닥쳐’법”·“게임 핵 쓰는 정당” 여야 국정원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말말말

“국정원법은 ‘닥쳐’법”·“게임 핵 쓰는 정당” 여야 국정원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말말말

이근아 기자
입력 2020-12-11 18:18
업데이트 2020-12-1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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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지난 10일 15시 15분께 시작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을 0시에 마치고 동료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뉴스1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지난 10일 15시 15분께 시작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을 0시에 마치고 동료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뉴스1
여권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처리에서 시작한 여야의 필리버스터 대치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새벽 3일째를 향하던 국민의힘 필리버스터가 더불어민주당 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의원이 발생하며 일단 중단됐지만 국민의힘은 상황이 정리되는 대로 다시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9일 공수처법 개정안 필리버스터에 이어 임시국회가 시작된 10일 오후 3시부터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필리버스터가 진행됐다. 국민의힘이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신청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역시 필리버스터 종결 대신 토론에 나섰다. 이제까지 나온 여야 의원들의 필리버스터 주요 발언을 정리해봤다. 발언 뒤 괄호에는 발언자 이름과 발언 총 시간을 적었다.

● 초선의원들까지 전원 참여 총력 다하는 野
“여야 간의 극한대립, 여당의 입법 독주는 바로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국민들과 소통하지 않고 진영의 이익만을 위해 ‘불통’으로 일관하셨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 8시간 44분)

“내가 오기 전 국회는 국회법 등도 있지만 오래 쌓은 전통과 관행들이 있고 법 못지않게 전통이 중요하다고 들었다. 하지만 개원 협상 과정을 보면 국회의 전통과 관행, 상호 존중 등은 생각보다 취약했다는 인상을 가졌다. 다수의 의사가 존중되는 것 못지않게 민주주의를 온전하게 하는 것은 소수에 대한 존중이다. 지난 6개월간 여야 협상 과정을 보면, 소수 의견에 대한 존중은 별로 보지 못했다·”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 4시간 47분)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1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0.12.11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1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0.12.11 연합뉴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시는데 그럼 찬성을 위한 반대가 있나. 반대는 반대를 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공수처법 통과를 보며 전략적으로 매우 뛰어난 정당이라고 스스로 평가하시겠지만 어떤 사이트를 들어가 보니 이런 이야기를 했더라. 서드 파티 프로그램 전문당이다. 즉 핵쓰는 정당(게임 내 해킹프로그램)이다 라는데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 5시간 7분)

“국정원법뿐 아니라 남북관계발전법, 5·18특별법 개정안의 특성이 있어 보인다. 국가가 개인에게 ‘닥쳐’라고 하는 느낌의 ‘닥쳐법’이다. 법은 국가의 발전에 얼마나 도움을 주고 나라를 발전시키느냐로 평가받아야 하지만 이 ‘닥쳐법’은 나라를 뒤로 가게 만드는 법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12시간 47분)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종결 대신 토론 참여한 與
“국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걸 헌신한다고 자부하는 국정원에서 26년 넘게 근무했다. (개혁에 대한) 답변은 한결같다.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안보에 대한 법은 필리버스터를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2시간 1분)

“필리버스터를 위해 나왔지만 이 자리에 왜 서 있는지 스스로도 궁금하다. 국민의힘은 왜 필리버스터를 하는 것일까, 공수처법은 어제 통과됐다. 여전히 공수처법 얘기와 여당의 입법독주라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배는 떠났다. 공수처법은 통과됐고, 야당은 어쩔 수 없이 필리버스터라도 하는 것 같다.”(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 2시간 3분)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을 하고 있다.필리버스터는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무제한 토론으로 표결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전략이지만, 홍 의원은 법안 개정에 찬성하는 취지의 발언을 위해 발언대에 섰다. 2020.12.11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을 하고 있다.필리버스터는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무제한 토론으로 표결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전략이지만, 홍 의원은 법안 개정에 찬성하는 취지의 발언을 위해 발언대에 섰다. 2020.12.11 연합뉴스
● ‘삼천포’·‘막말’ 발언으로 소란도
한 의원당 발언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찬반 논리 외의 이야기도 나왔다. 이 발언들은 현장에서는 물론 이후 여야의 논평 등을 통해 공방이 이어졌다. 이철규 의원은 “이 지구상 어디에도 밤거리를 아녀자가 마음대로 활보할 수 있는 나라가 별로 없다”고 말해 민주당 양경숙 의원 등 여성 의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명백하고 노골적인 여성 비하 발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법조기자가 다 받아쓰기만 한다. 추미애 장관이 법조기자단을 해체했으면 좋겠다. 법조기자단을 계속 유지하면 검찰개혁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언론 모욕을 넘어 독재 발상의 홍익표 의원은 국회 연단에 설 자격이 없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의 “스트레스나 불필요한 침해가 오히려 성폭력 전과자들의 재범률을 높일 수 있다”는 발언에는 민주당과 정의당이 각각 입장을 내 성범죄 합리화 발언이라며 이를 비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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