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KDI 기부채납 조건 원장 연임 靑에 약속 받았나

현오석, KDI 기부채납 조건 원장 연임 靑에 약속 받았나

입력 2013-02-21 00:00
업데이트 2013-02-21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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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의 거래’ 의혹… 후보자 검증 혹독할 듯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연임 과정에서 청와대와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KDI 홍릉 부지를 기부채납(국가에 무상으로 재산 증여) 형태로 국가에 넘기는 과정에서 청와대 측으로부터 연임 약속을 받은 것 아니냐는 게 핵심이다. 현 후보자는 지난해 3월 23일 3년 임기를 마친 뒤 KDI 개원 41년 만에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이전의 원장 12명 가운데 연임된 사례는 없었다. KDI 내부에서는 20일 “현 원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도 대규모 국제회의를 적극적으로 챙기는 등 연임을 확신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는 얘기가 나왔다.

현 후보자의 연임과 관련한 의혹은 KDI의 세종시 이전 문제와 맞물려 제기된다. 지난해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에서도 이 부분이 논란이 됐다.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설립을 위해 KDI의 홍릉 부지를 기부채납 방식으로 확보, KDI가 빚더미를 떠안게 만들었다는 것이 요지다. GGGI 설립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표적인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청와대 녹색성장비서관은 “KDI 원장(현 후보자)이 몇 차례 제 방을 방문해서 민간에 매각이 되면 어떤 용처로 사용될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KDI 공간(홍릉 부지)을 국가가 좀 인수하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당초 현 후보자는 지난해 1월 KDI가 위치한 서울 동대문구 홍릉 부지와 청사를 민간에 매각하는 계획을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청와대 비서관을 방문했을 무렵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5월부터 돌연 은행권에 대출 제안 요청을 했고 결국 같은 해 12월 이사회에서 기부채납을 의결한다. 세종시 사옥 건립을 위한 대출금은 2014년부터 20년간 정부 출연금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소속 우상호 민주통합당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당시 청와대 비서관이 부지와 연임을 맞거래한 것 아니냐”고 다그쳤지만 비서관은 이를 부인했다. 우 의원은 “KDI 내부에서도 청와대가 작은 연구기관의 팔을 비틀어 매각 계획을 취소시키고 부채를 쌓게 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 후보자 장남의 증여세 탈루 의혹도 새로 제기됐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이날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납세사실증명’에 따르면 현 후보자의 장남은 후보자 지명 다음 날(18일) 부랴부랴 증여세 485만 1000원을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 후보자의 장남은 소득원이 충분치 않음에도 현재 1억 4000여만원의 금융 재산이 있다. 또한 현 후보자는 KDI 원장 시절 판공비 616만원을 42차례에 걸쳐 공휴일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현 후보자는 이날 관련 금액을 전액 반납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음주운전 경력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서에 따르면 류 후보자는 1992년 법원으로부터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만원형을 받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회식에서 술을 마신 뒤 차를 몰다 적발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2013-02-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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