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억 들여… 멀쩡한 의자 당 색깔 맞춰 바꾸는 국회

[단독] 수억 들여… 멀쩡한 의자 당 색깔 맞춰 바꾸는 국회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입력 2016-07-19 22:50
업데이트 2016-07-20 01:1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사무처 “내구연한 다해”… “4년 뒤 또 바꾸나” 비난

국회사무처가 의원회관 접견실 의자 2400개를 각 당의 상징 색깔에 맞춰 일괄 교체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사무처가 의원회관 접견실 의자 2400개를 각 당의 상징 색깔에 맞춰 일괄 교체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의자.
국회사무처가 의원회관 접견실 의자 2400개를 각 당의 상징 색깔에 맞춰 일괄 교체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의자.
국회사무처의 한 관계자는 19일 “기존 접견실 의자는 2006년 구매한 제품으로 10년의 내구연한을 다했기 때문에 일괄 교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달청은 내구연한이 지난 물품도 사용 가능하면 계속 쓸 것을 권장하고 있다. 조달청의 한 관계자는 “고시를 통해 공공물품을 몇 년간 써야 교체할 수 있는지 규정하고 있지만 기한이 됐다고 반드시 물품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자를 사용할 의원회관에서조차 “대부분 사용에 불편이 없는데 굳이 교체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실에서조차 불필요한데 국회사무처가 의자 교체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사전에 의자 교체 여부도 묻지 않고 배부해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색깔별 의자’에 대한 적합성 문제도 제기된다. 국회사무처는 새누리당에는 빨간색, 더불어민주당에는 파란색, 국민의당에는 초록색, 정의당과 무소속은 검은색 의자를 배정했다. 국회의 한 인사는 “정당별 의석이라는 게 변화하기 마련이고, 심지어 정당 상징색도 선거 때면 바뀌곤 하는데 그때마다 의자를 새로 사거나 도색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국회사무처는 새 의자의 물품 비용은 공개 대상이 아니라며 확인해 주지 않았다. 교체 대상은 300개 의원실마다 8개씩 모두 2400개다. 기존 의자의 2006년 개당 납품가격은 15만 7984원으로, 당시 가격으로 따져도 교체 예상 구입 비용은 3억 7900만원이 넘는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6-07-20 1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