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文도 등 돌린 전두환 예방…추미애 예방 일정 취소

친文도 등 돌린 전두환 예방…추미애 예방 일정 취소

이승은 기자
입력 2016-09-09 09:24
업데이트 2016-09-0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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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위한 정책 세미나에 참석, 변재일 의원과 대화하며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위한 정책 세미나에 참석, 변재일 의원과 대화하며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거침없는 통합 행보가 취임 열흘 만에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을 놓고 벽에 부딪혔다.

친문재인 진영의 지지를 받으며 대표가 됐고 안정적인 장 당악력을 보여왔지만 이번 사태로 의원들의 반대를 사며 한 발 물러나는 태세가 됐다.

그동안 추 대표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는 등 국민통합 행보를 보여왔다. 지지자들 역시 중도층 공략을 위한 선택이라고 평가하며 추 대표에게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전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한 당내 반응은 사뭇 달랐다.

추 대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고 했지만 당의 한 관계자는 “텃밭민심 회복이 지상과제인 상황에서 호남 유권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이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일본 정부의 명분없는 10억엔 지급은 치욕적이며, 더민주는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한 최고위원은 “위안부 문제와 마찬가지로 전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용서하는 것은 피해자의 몫”이라고 꼬집었다.

커지는 반발에 결국 추 대표는 일정을 취소했다.

추 대표의 지지층인 친문 진영은 반응을 삼가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지만, 속으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친문진영 인사는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추 대표에 대한 비판이 많이 쏟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어떻게 대응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조국 서울대 교수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민생경제를 강조하는 국회연설은 참 좋았으나, 전두환 예방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이승만 박정희 묘소 참배와는 성격이 다르다. 역사적 과에도 불구하고 사자에는 예의를 표시할 수 있지만, 전두환은 국가폭력의 살아있는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두환은 한 번도 반성을 표시한 적이 없고, 전직 대통령이지만 군사 반란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자”라며 “보수세력이나 영남 민심 속에 박정희 향수는 있지만, 전두환 향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예방도 덕담도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최고위원들과 논의과정이 생략됐다는 점이 더욱 논란을 키웠다.

한 최고위원은 “대표의 개인적인 일정이어서 상의를 안한 것 아니냐”는 기자 질문에 “대표에게는 개인일정이란 것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추 대표가 조기에 철회 결정을 내려 무난하게 수습을 해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반대 편에서는 추 대표의 소통 부족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과 함께 앞으로도 리더십에 상처를 내는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번지고 있다.

최근 원내지도부와의 균열이 조금씩 감지되는 것도 불안요소다.

전날 최고위원회에서는 우상호 원내대표가 발언을 생략하는 일도 있었다.

최고위원들과 메시지 중복을 피하겠다는 취지로 알려졌지만, 당 안팎에서는 추 대표가 당직인선 등에서 우 원내대표와 상의를 거치지 않는 등 소통 부족에 대한 항의표시가 아니냐는 해석도 흘러나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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