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7, 을지포커스 훈련’ 등 남북관계 경색요인도 기다려
남북한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3차례 실무회담에서 별다른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회담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회담 마치고 나오는 남북 수석대표
15일 오후 북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3차 실무회담을 마친 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오른쪽)과 북측 수석 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나란히 걸어나오고 있다. 남북 양측은 17일 같은 장소에서 4차 실무회담을 열기로 했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북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3차 실무회담을 마친 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오른쪽)과 북측 수석 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나란히 걸어나오고 있다. 남북 양측은 17일 같은 장소에서 4차 실무회담을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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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지난 6일부터 연이어 3차례 회담에서 마주 앉았지만, 서로 입장을 전달하는 정도에 그쳤을 뿐 의견 접근은 사실상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그동안 회담에서 드러난 양측의 입장을 보면 우선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 재발방지책을 주안점으로 두면서 우리 측 인원의 신변안전과 기업들의 투자자산 보호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보완, 국제화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북한은 조속한 공단 재가동을 최우선 과제로 두면서 우리 측의 구체적인 재발방지책 요구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개성공단 가동 중단의 원인을 우리에게 돌렸다.
양측이 각자의 입장을 설명하는 ‘기조 발언’ 순서를 마쳤으니, 17일 4차 회담부터는 지금까지 회담보다는 더 구체적으로 각론을 두고 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여태껏 회담에서 드러난 양측의 입장의 차가 너무 커 앞으로 회담에서도 쉽사리 합의를 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장용석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6일 “3차 회담은 서로 원칙적 입장을 강도 높게 강조했다는 점에서 어려운 국면으로 들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그간 입장을 반복하는 회담이 한두 번쯤 이어지다가 ‘급’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나 아예 회담 무용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시기적으로도 남북 관계 경색 요인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주목된다.
북한은 오는 27일 정전협정 60주년 기념일(북측 주장 전승일)에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 퍼레이드를 벌일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8월에는 한미 양국의 연례적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이 기다리고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의 주요 이유로 꼽은 것이 한미 군사 훈련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북측의 회담 잠정 중단 선언 등으로 문제 해결이 다시 어려워질 공산도 있다.
우리 측에서도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가장 큰 압박이었던 우리 측 기업의 물자 반출과 현지 설비 점검 요구가 어느 정도 해소되는 상태라 당장 ‘급한 불’은 껐다는 인식 아래 굳이 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 정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한 재발방지책이 나오기 전까지 재가동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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