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같은 훈련한다더니”…육군 마일즈 훈련 장비 ‘엉망’

“실전 같은 훈련한다더니”…육군 마일즈 훈련 장비 ‘엉망’

입력 2016-05-11 14:05
업데이트 2016-05-1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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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무기·비무기체계 방산비리 기동점검

군(軍)이 ‘실전 같은 훈련’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모의 전투훈련을 위한 장비인 ‘교전훈련장비(마일즈) 시스템은’ 성능 미달인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11일 ‘무기·비무기체계 방산비리 기동점검’을 벌여 8건의 문제를 적발하고, 2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육군본부는 지난 2013년 10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마일즈 시스템을 개발한 뒤 2014년 9월 152억원 규모의 마일즈 장비 4세트를 납품받았고, 2019년까지 800억원을 들여 20세트를 도입하기로 했다.

마일즈는 아군과 적군으로 나눠 실전 같은 훈련을 하는 시스템이다.

그렇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 마일즈 시스템의 성능은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먼저 마일즈의 핵심 성능인 공포탄 감지율이 함량 미달이었다. 마일즈 시스템에서 공포탄을 발사하면 레이저 광탄이 발사음을 인지해 발사가 되고 적군 또는 목표물에 명중이 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공포탄 감지율은 레이저 광탄이 공포탄 발사 사실을 인지하는 비율로, 공포탄 100발을 쐈을 때 허용 오차는 1발 이하(100±1%)여야 한다.

그렇지만 육군본부가 3차례의 운용시험평가를 통해 K-1, K-2, K-3의 공포탄 감지율을 조사한 결과 모두 83.8%∼92.8% 수준으로 성능 미달이었다.

그러자 육군본부는 또다시미달이 나오면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돌연 평가방식을 바뀐 뒤 ‘합격’ 처리를 했다.

사격 훈련에서 영점이 일정한 범위 내에 유지되는 비율을 계산한 영점유지율 역시 기준 미달이었다.

육군본부가 2013년 5월 3차 운용시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K-1, K-3의 경우 영점유지가 된 화기가 하나도 없었고, K-3는 34%, 90㎜ 무반동총은 25%, 대전차화기 PZF-3는 50%만이 영점유지를 했다.

그렇지만 육군본부는 또다시 평가 방식을 바꿨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안건을 작성한 뒤 적합 판정을 내렸다.

훈련 현장과 지휘본부의 통신 시스템인 무선데이터통신네트워크(DCN) 역시 성능 미달이었다.

감사원이 4개 사단을 조사한 결과 협곡 등의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통신이 지연되고, 가까이 있는 훈련병 사이에도 통신이 원활하지 않는 등 통신접속률은 49.2%∼60.2%였다.

업무 담당자 A사단장은 사업단에서 시험평가 규정을 바꾸는 것에 반대하자 “내가 책임지겠다”며 변경을 강행한 뒤 합격 판정을 내렸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육군본부가 지난해 9월 103억원을 들여 구축한 과학화 훈련 시스템에도 문제가 많았다. 과학화 훈련 시스템은 기계화보병이나 전차대대가 실제 전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다.

그렇지만 3차례의 운용시험평가 결과 전차나 장갑차의 위치·영상 정보가 제대로 송수신되지 않는 등 결함이 발생했는데도, 통신접속 상태만 확인(Ping-Test)하는 것으로 평가 방식을 변경한 뒤 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전차가 특정 지점에 도착하면 자동으로 표적이 올라오는 전차표적기 자동운용 시스템의 성공률이 72%에 불과해 기준인 99%에 미치지 못하는데도 표적기를 원격 또는 수동으로 운용할 수 있다며 합격 판정을 내렸다.

특히 사업팀장은 개발업체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제과점이나 식당 등지에서 사용했고, 일식집 등에서 저녁식사를 접대받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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