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두께’ 선거공보물…유권자들 한숨·짜증

‘사전 두께’ 선거공보물…유권자들 한숨·짜증

입력 2010-05-31 00:00
업데이트 2010-05-3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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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자가 워낙 많아 선거공보물에 기대가 컸는데...사전 두께 만한 선거공보물을 보니 한숨만 나옵니다.”

 6.2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이번 선거가 1인 8표 제로 치러져 어느 때보다 후보자가 많아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특히 후보자 정보를 효과적으로 알려줄 것으로 기대됐던 선거공보물이 수백 쪽이 넘어 유권자들은 대부분 한숨만 내쉬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좌동에 사는 이모(35.여)씨는 며칠 전 아파트 우편함에 꽂혀 있는 선거공보물을 어렵게 꺼냈다.공보물이 100쪽이 넘어 꺼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공보물을 꺼낸 이씨는 펼쳐보지도 않고 선거공보물을 재활용 수거함에 넣어 버렸다.너무 양이 많아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이씨는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부산시장과 교육감 등 모두 76명의 후보가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선거구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각 가정으로 배달된 선거공보물이 100∼200 쪽이나 되는 곳도 적지 않다.

 이씨는 “그나마 부산시장과 구청장,구의원 후보는 이름이라도 들어봤지만,교육감,교육의원 후보는 누가 누군지 전혀 정보가 없어 ‘한줄 투표’나 ‘찍기식 투표’를 해야 할 것 같다.”라며 “선거공보물에 기대가 컸지만,양이 너무 많아 한숨이 나고 짜증만 났다.”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 31명이 출마한 강원도 동해시 송정동 가선거구 유권자들도 비례대표 공약집을 포함해 최대 300여 쪽이나 되는 선거공보물을 받았다.

 광역.기초단체장 12쪽 이하,광역.기초의원 8쪽 이하,정당별 비례대표 각 8쪽 이하로 양이 제한돼 있지만 많은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져 공보물이 웬만한 책 한 권 분량을 넘어선다.

 선거구마다 30명 안팎의 후보가 출마한 광주광역시와 36명이 출마한 대전 서구 같은 웬만한 광역시 선거구 유권자들은 아파트 우편함에도 들어가지 않는 수백 쪽 분량의 선거공보물을 받았다.

 대전 서구에 사는 김민정(55.여)씨는 “후보자 정보를 살펴봐도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르는데 찍기가 쉽겠냐”라면서 “주위에서는 아예 번호를 통일해서 찍는다며 이번 선거가 ‘로또’ 혹은 ‘한줄 투표’가 될 것 같다고 씁쓸해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중소도시 유권자들도 선거공보물 홍수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전북 익산시 마선거구의 유권자들은 모두 44개,200쪽이 넘는 선거공보물을 받았고 경북 경주시 유권자들도 8명의 시장 후보가 출마해 공보물이 200여 쪽이 넘는다.

 전북도 선관위 관계자는 “솔직히 우리가 생각해도 그 많은 공보물을 유권자들이 일일이 살펴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어렵겠지만,유권자들께서 최대한 관심을 둬 현명한 선택을 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30여명의 후보가 나선 경기 연천군 같은 중소도시 선관위는 선거 공보물 전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공보물이 무겁고 양이 많아 우체통에 넣어두기 어려워 선관위가 배달 전 유권자에게 미리 전화를 해 직접 전달하고 있으나 집에 아무도 없을 경우 재방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충북 단양읍 별곡리에 사는 이상진(36)씨는 “충북 도지사나 단양군수 후보 정도는 그나마 알고 있었지만,도의원과 교육의원 등은 처음 보는 사람이 수두룩해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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