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천안함 해결이 목적”

“승계·천안함 해결이 목적”

입력 2010-05-04 00:00
업데이트 2010-05-0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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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랜드硏 북한전문가 베넷 박사

미국 랜드연구소의 국제안보 수석 애널리스트이자 북한문제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박사는 3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후계자 문제,천안함 침몰 사건,열악한 경제 사정과 중국의 지원 문제 등 최소 4가지 이상의 목적을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넷 박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으나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한국과 미국 등의 대응 수위에 따라 6자 회담의 미래가 다시 불투명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방중에 후계자로 거론되는 아들 김정은이 동행하지 않았다면 중국이 김정은의 승계 문제에 대해 그다지 완전한 지지를 보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김 위원장의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베넷 박사와의 일문일답.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목적은.

 △최소한 4가지 정도로 요약될 수 있다.김정은 후계 체제를 중국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게 첫 번째고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막는 억제력을 높이는데도 목적이 있다.천안함 침몰 사건은 북한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펼 것이다.그러나 침몰 사건 때문에 한국과 미국이 군사적으로 대응해 온다면 그에 대한 반격도 불가피하다는 점을 중국에 주지시키고 싶을 것으로 보인다.또 북한의 식량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경제적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중국의 지원이 없으면 중국내 탈북자의 유입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중국 측에 알리고 도움을 구할 것이다.

 --중국 방문이 5월 초에 이뤄진 데 의미가 있다고 보나.

 △방중설이 한 달 전부터 계속 제기됐는데 다소 늦춰진 것은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허약한 모습을 외부에 공개하긴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개인적 건강 문제에도 중국 방문에 나선 것은 천안함 침몰 사건 진상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임박했고 중국과의 공동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또한 악화된 식량난 등 경제 사정을 방치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본다.지금은 연중 식량난이 가장 심각한 시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승계 문제가 무난히 진행되리라고 보나.

 △중국의 지지를 얻어내는 게 김 위원장으로선 중요한 문제다.북한 내부에서 김정은 후계 문제가 완벽하게 정리된 것으로 보진 않는다.다소간 승계 문제를 둘러싼 북한 내부의 동요 움직임이 감지된다.이번 방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김정은이 동행했을 가능성이 있으나 동행하지 않았다면 중국으로부터 아직 완전한 지지를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김 위원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6자 회담 복귀 가능성은.

 △현재 상황에 비춰 중국 방문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6자 회담 복귀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물론 미국 등에 대해 복귀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요구할지도 모른다.그러나 천안함 침몰 사건이 여전히 변수다.한국과 미국이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심각한’ 대응에 나선다면 북한은 이를 빌미로 다시 철수할 것이고 그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돌릴 것이다.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가급적 억제하면서 향후 벌어질지도 모를 물리적 충돌 사태 등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돌릴 수밖에 없는 현실적 불가피성을 중국 측에 설명하고 지지를 구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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