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특사 방중] 남북관계 대화국면 바뀌나

[김정은 특사 방중] 남북관계 대화국면 바뀌나

입력 2013-05-24 00:00
업데이트 2013-05-2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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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대화 이후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방중을 계기로 꽉 막힌 남북관계가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총정치국장이 23일 류윈산(劉云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나 “관련국들과 대화에 나서기를 희망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최 총정치국장은 이번 한반도 위기국면을 주도한 북한 김정은 체제의 주요 인물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그의 언급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북한이 그동안 펼쳐온 위기 고조 상황을 대화를 축으로 하는 외교협상의 국면으로 방향 전환을 꾀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 총정치국장이 이날 밝힌 관련국이 어떤 나라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중국을 비롯해 미국과 한국, 일본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을 지칭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특사 파견을 통해 중국에 대화 의지를 전달하고 다음 달 7~8일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화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룡해 특사의 언급을 보면 현재의 한반도 위기상황에서 벗어나 대화로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개성공단 잠정폐쇄 등으로 냉랭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남한에 대해서도 대화 재개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최 총정치국장을 중국에 특사로 파견한 것과 때를 맞춰 우리 측 민간단체에 6·15공동선언 13주년 행사를 남북이 함께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한·중·일 3국과의 관계 회복에 동시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미·중, 한·중 정상회담이 연달아 열리는 6월을 분수령 삼아 7·27정전협정 60주년 이전에 대북 압박 국면을 단번에 전환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북·중 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이 한반도 긴장국면 전환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중국에 보여 주려는 사전 정지작업 성격으로도 읽힌다.

북한의 반관반민 단체인 6·15공동선언 실천 북측위원회는 지난 22일 민간단체인 6·15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에 팩스를 보내 “6·15공동선언 13돌 행사를 개성 또는 금강산에서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행사 장소로 개성과 금강산을 지목한 것은 남북 간 최대 현안인 이 문제부터 풀 의사가 있음을 내비치기 위한 것이란 관측도 있다.

통일부는 북한의 진정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우리 정부를 배제하고 민간단체에 먼저 이런 제안을 했다는 점에서 통민봉관(通民封官)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일본과의 관계 개선 이후 자신감을 얻은 북한이 남한 당국을 철저히 배제하면서 점차 대남 의존도를 줄여 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05-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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