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히틀러 ‘나의 투쟁’ 고위간부에 선물

김정은, 히틀러 ‘나의 투쟁’ 고위간부에 선물

입력 2013-06-18 00:00
업데이트 2013-06-1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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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00부 도서’로 중앙위원회 부장급에 하사김정은 “독일 ‘제3제국’ 경제ㆍ국방 재건 심도 있게 연구”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월 자신의 생일을 맞아 고위급 간부들에게 아돌프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Mein Kampf)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 탈북자들이 만드는 북한 관련 뉴스매체인 ‘뉴 포커스’를 인용해 김 제 1위원장이 자신의 생일인 1월 8일을 맞아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급 간부들에게 하사한 선물 가운데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나의 투쟁’은 이른바 ‘100부 도서’로 인쇄됐는데, ‘100부 도서’는 북한 권력 내부의 최고위층에게만 한정적으로 유포되는 책을 의미한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들의 생일 선물은 통상적으로 특별한 정치적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거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명절 때마다 간부들에게 하사하던 선물은 주로 고급양주, 이탈리아 양복천과 같은 사치품이었다.

반면 김 제 1위원장의 선물은 수입 스포츠용품이나 음악 CD, 책 등으로 내용이 많이 바뀌었다고 뉴포커스는 전했다.

김 제 1위원장은 올해 생일 선물로 ‘나의 투쟁’을 택한 이유는 나치주의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 추진한 경제, 군사적 재건 과정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북한 내부사정에 정통한 뉴포커스의 통신원은 김 제 1위원장이 독일의 제 1차세계대전 후 재건 과정을 공개적으로 찬양하면서 당 간부들에게 ‘나의 투쟁’을 읽어볼 것을 권유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원은 “김정은은 고위 간부들 앞에서 핵 보유와 경제발전을 함께 달성하겠다는 ‘병진정책’을 강조했다”면서 “김정은은 제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을 짧은 기간에 재건한 히틀러의 ‘제3제국’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실질적인 적용 방안을 모색해 볼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 제 1위원장이 고위급 간부들에게 ‘나의 투쟁’을 선물한 것은 상징적 의미, 즉 제 1차 세계대전 후 고립되고 약했던 독일이 어떻게 강력한 경제와 군대를 재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방안을 찾아보도록 당 간부들에게 촉구하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WP는 전했다.

뉴 포커스의 셜리 리 편집장은 북한의 선전 담당자들이 히틀러로부터 배우자는 캠페인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나의 투쟁’은 히틀러가 뮌헨반란 이후 투옥되어 있던 1924년 구술을 시작해 1925∼1927년에 2권으로 간행한 책이다.

이 책에서 히틀러는 자신의 성장과정과 정치활동은 물론, 반(反) 민주주의적 권력사상과 반유대주의적 세계관, 게르만 민족의 대제국 건설에 관한 구상 등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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