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북한산 청바지·맥주 사려는 사연들

미국인들이 북한산 청바지·맥주 사려는 사연들

입력 2013-07-31 00:00
업데이트 2013-07-3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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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고향이 북한인 아내의 생일 선물로 청바지 구매 신청

북한산 청바지 ‘노코진스’, 북한산 맥주 ‘대동강 맥주’, 북한 우표, 나선경제특구에서 만들어진 어린이용 신발….

미국인들이 미국 정부에 구매 승인을 신청한 북한산 물품들이다. 대북 경제제재 때문에 북한산 물품을 사고 싶은 미국인들은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은 정보공개법에 따라 OFAC에 접수된 북한산 물품 구매 승인 신청서들의 공개를 요구했으며 최근 당국이 공개한 신청서 18건을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이 방송은 신청서를 보낸 미국인들을 추적해 그들이 북한산 물품을 구매하려고 한 다양한 사연들을 취재해 최근 공개했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1일 이를 소개했다.

테네시 주(州)에서 코카콜라 병 제조회사를 경영하는 패트릭 포스터 씨는 2009년 12월 OFAC에 노코진스 한 벌의 구매를 승인해달라는 내용의 신청서를 냈다.

이런 신청서를 낸 이유는 6·25전쟁 직전 북한을 빠져나온 아버지를 둔 아내에게 좋은 생일 선물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노코진스는 스웨덴 의류업체가 북한에서 생산하는 청바지로, 한 벌에 약 220 달러(약 25만 원)다.

뉴욕의 우표 판매회사 ‘미스틱 스탬프’를 경영하는 도널드 선드먼 씨는 작년 6월 북한 우표 구매를 승인해달라고 신청했다.

북한 우표는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수집가들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NPR은 북한 우표 중에는 영국 다이애나비의 모습이 그려진 것도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맥주인 대동강맥주 구매 승인 신청서를 OFAC에 낸 기업도 있었다.

뉴욕에 있는 한국계 무역회사인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는 2010년 1월과 6월, 2011년 9월 등 수차례에 걸쳐 대동강맥주 구매를 승인해달라고 OFAC에 요청했다.

이 회사는 2010년 6월 보낸 신청서에서 과거 OFAC가 대동강맥주 2만5천 병 수입을 승인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북한과 무역사업을 하는 기업이 나선경제특구에서 생산된 어린이용 신발 구매 승인을 요청하기도 했으며 유진벨 재단 관련 단체는 북한 주민들의 결핵 치료를 위한 의료용 샘플 수입 승인을 요청한 적도 있었다.

북한으로부터 지적재산권 보호와 관련된 서비스를 받거나 북한과 탄소배출권을 거래하고 싶다는 내용의 신청서도 눈에 띄었다.

NPR은 미국인들이 북한산 물품을 구매하려 하는 이유는 북한산 물품의 품질이 좋거나 싸기 때문이 아니라 희귀해서 소유욕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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