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아프리카 외교 강화…고립 탈피 돌파구 찾나

北, 아프리카 외교 강화…고립 탈피 돌파구 찾나

입력 2013-08-13 00:00
업데이트 2013-08-13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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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군 고위급 대표단 잇달아 파견

북한이 올해 아프리카 외교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어 관심을 끈다. 아프리카 국가들과 ‘남남협력’(South-South Cooperation)을 강화하면서 외교적 고립 상태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박의춘 외무상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지난 10일 아프리카 순방 길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순방 국가와 일정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이달 2일에는 김기남 노동당 선전담당 비서를 비롯한 북한 대표단이 서아프리카의 적도기니를 방문했다.

김 비서는 방문 기간 오비앙 은게마 음바소고 대통령을 만나 그에게 ‘국제김정일상(賞)’을 전달했다. 국제김정일상은 북한이 작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 최고사령관 추대 21주년을 기념해 제정한 상으로, 음바소고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수여됐다.

지난 6월 초에는 리성철 인민보안부 참사 겸 국장이 이끄는 대표단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했다. 또 지난 4월에는 강표영 인민무력부 부부장을 비롯한 인민군 대표단이, 3월에는 김형준 외무성 부상이 이끄는 대표단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순방했다.

북한의 당, 정, 군 등 주요 권력기구가 잇달아 아프리카에 대표단을 파견한 것이다.

작년만 해도 리영수 부장을 비롯한 노동당 대표단이 11월 나미비아를 방문한 것 외에는 북한 대표단의 눈에 띄는 아프리카 방문은 없었다.

올해 들어 북한이 아프리카 외교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각종 경제제재로 외부 세계와 경제협력이 막힌 상황에서 아프리카와 남남협력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9일 ‘단결과 협조는 자주화된 새 사회건설의 기본 추동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남협력은 “막을 수 없는 시대적 추세”라며 “발전도상 나라들이 국력을 강화하는 길은 단결과 협조를 강화하는 길뿐”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특히 아프리카의 경제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6월 23일 “아프리카는 ‘자원보물고’로 불릴 정도로 인적·물적 자원이 풍부하고 경제발전 잠재력이 큰 대륙”이라며 원유와 희귀금속 같은 자원도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유엔을 비롯한 국제정치 무대에서 무시하지 못할 세력이 된 점도 북한이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노동신문은 “국제무대에서 발전도상 나라들의 발언권과 지위가 비할 바 없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또한 남남협력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6월 일본에서 열린 제5차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대규모 원조 계획을 밝히자 “일본의 아프리카 침투를 경계해야 한다”며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북한의 아프리카 중시 외교는 김일성 주석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한은 1970년대 무렵부터 ‘반제(反帝)자주’를 주창하며 국제비동맹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반미(反美)’에 초점을 맞춘 반제자주의 이념으로 국제적인 ‘반미연대’ 전선 구축을 시도한 것이다.

김계동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교수는 “북한은 일찍부터 아프리카를 중시하는 외교를 펼쳤다”며 “냉전 시대가 끝나면서 비동맹운동의 의미도 퇴색됐지만 아직도 북한의 아프리카 중시 외교는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실리 중심의 외교를 벌이는 시대를 맞아 아프리카에서 북한의 영향력도 과거에 비해 약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탈냉전 시대에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이들 국가와 형식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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