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시 야경 꾸미기 박차’문명국’ 과시 의도(?)

北, 도시 야경 꾸미기 박차’문명국’ 과시 의도(?)

입력 2013-08-14 00:00
업데이트 2013-08-1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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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열 빛을 발산하며 평양의 밤하늘을 기운차게 날아오르는 천리마 동상과 물 위에 뜬 용궁과 같은 신비경에 잠기게 만드는 인민대학습당의 야경, 수도의 거리거리에 수놓아진 ‘서리꽃’(서리 무늬)…”

북한의 계간 학술지 ‘정치법률연구’ 최신호는 평양의 야경을 이렇게 묘사했다.

북한은 이처럼 최근 조명시설을 활용해 도시 야경을 아름답게 꾸미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경제난 속에서도 미적 감수성을 만족시키는 생활환경을 만들어 북한이 ‘사회주의 문명국’임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연합뉴스가 14일 입수한 정치법률연구 2013년 2호는 조명시설의 중요성을 다룬 논문에서 “도시와 거리들에 있는 살림집들과 건물, 시설물들에 현대적인 직관불장식(네온사인 등 조명시설)을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진행하는 것은 우리의 도시와 거리들을 더 밝고 아름답게 꾸리며 인민들에게 문명한 생활 조건과 환경을 보장해주기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정치법률연구는 과학백과사전출판사가 발간하는 학술지로, 북한 당국의 정책을 소개하거나 반영하는 역할을 한다.

이 논문은 “우리가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해 21세기의 새로운 문명개화기를 열어나가는 데서 중요한 것은 평양시를 비롯한 온 나라의 도시와 거리들에 직관불장식을 인민들의 사상감정과 시대의 요구에 맞게 잘하는 것”이라며 조명시설 개선사업이 전국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문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사람들의 문화정서적 수준이 높아졌다며 조명시설도 첨단 과학기술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해당하는 사례로 평양 대동강에 설치된 ‘레이저 음악분수’를 꼽았다.

이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조명시설은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위한 변태적이고 색정적인 것들”인 반면 사회주의식 조명시설은 ‘인민을 위한 당의 크나큰 사랑과 업적’과 ‘조국애’를 고취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 이후 북한은 눈에 띄게 도시미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북한이 ‘도시미화법’을 제정한 사실이 확인됐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이 공개한 이 법에는 도시미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사업과 투자, 연구, 국제협력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도 평양에서 대대적인 미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스위스 유학 경험을 가진 김 제1위원장이 서구 문화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는 점을 그 배경으로 추정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경제발전뿐 아니라 외적으로 드러나는 주민생활환경 개선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조명시설 개선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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