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룡해, 김정일 2주기에 높아진 위상 과시

北 최룡해, 김정일 2주기에 높아진 위상 과시

입력 2013-12-17 00:00
업데이트 2013-12-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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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충성맹세대회서 부친 최현 일화 언급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의 2인자로 급부상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를 맞아 한층 높아진 위상을 과시해 향후 그의 권력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최룡해
최룡해 최룡해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 총정치국장은 17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김정일 위원장 중앙추모대회 주석단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바로 왼편에 앉았다.

김 제1위원장의 오른편에 앉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헌법상 국가수반으로 형식적인 권위를 가진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 총정치국장이 권력 2인자임을 짐작하게 한다.

지난해 중앙추모대회 주석단에서는 김 제1위원장과 최 총정치국장 사이에 작년 12월 12일 장거리 로켓 발사의 주역인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이 앉았다.

최 총정치국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북한군을 대표해 결의 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에서 “우리 혁명무력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 밖에는 그 누구도 모르며 그 어떤 천지풍파 속에서도 오직 한 분 최고사령관 동지만을 받들어 나갈 것”이라며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다짐했다.

최 총정치국장은 전날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열린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인민군 충성맹세 모임에서는 ‘충신의 자손’으로서 존재를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맹세문을 낭독한 최 총정치국장은 “1950년대 준엄한 시련의 시기 위대한 수령님의 권위를 헐뜯으려는 반당분자들을 가차없이 쏴죽이겠다고 추상같이 외치며 권총을 뽑아들었던 항일혁명투사들”을 본받아 김 제1위원장의 영도를 따르지 않는 자들을 색출해 처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항일혁명투사’는 그의 부친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을 가리킨다.

김일성 주석 시절인 1956년 ‘8월 종파사건’ 당시 민족보위성(현재의 인민무력부) 부상이었던 최현은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권총을 꺼내들고 김 주석에게 반기를 든 ‘소련파’와 ‘연안파’의 기를 꺾었다.

김일성 주석과 항일빨치산 운동을 함께한 최현은 김 주석보다 나이가 많고 빨치산으로서 명망도 높았지만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에게 끝까지 충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부친을 거론하며 자신의 ‘충신 혈통’을 내세운 것은 김일성 주석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으로 이어진 최고지도자 가계에 대를 이어 충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또 반당·반혁명 종파분자로 낙인찍혀 처형된 장성택과는 태생적으로 다름을 과시하면서 향후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 강화를 주도해나갈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충성맹세 모임에서는 최 총정치국장뿐 아니라 장정남 인민무력부장(당시 1군단장), 리영길 총참모장(당시 5군단장) 등도 연설했지만 올해는 최 총정치국장이 단독으로 맹세문을 낭독한 점도 그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신호로 분석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 추모행사에서 존재를 한껏 과시한 최 총정치국장은 향후 장성택 처형으로 생긴 권력 공백을 빠르게 채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인민군 충성맹세 모임은 최룡해 총정치국장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최 총정치국장은 군을 중심으로 김정은 체제를 떠받드는 주축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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