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당대회> 외신 120명 불러놓고 “입장할 수 없다”

<北당대회> 외신 120명 불러놓고 “입장할 수 없다”

이유미 기자
입력 2016-05-06 16:36
업데이트 2016-05-0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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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취재 불허로 200m 바깥서 촬영만

北 2012년 은하 3호 발사 때도 외신은 참관 못하게 해
 
북한이 6일 열린 제7차 노동당 대회에 전세계 120명을 초청해놓고 정작 회의장은 출입은 통제했다. 북측은 2012년 4월 은하 3호 로켓을 발사할 당시에도 초청된 외신기자들에게 로켓 발사 현장을 보여주지 않았다.

일본과 중국, 서방 언론매체들은 6일 평양 현지에서 “당대회 장소인 평양 4·25 문화회관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이날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진행되는 제7차 당대회에는 외신기자 120명이 초청됐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외신 기자들을 4·25문화회관 대회장 내부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건물에 접근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외신 기자들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채 약 200m 거리에서 대회장 외관 등을 촬영했다.

AP통신은 4·25문화회관 바깥에서 한 시간이 넘도록 외부 스케치만 허용된 끝에 북한 당국이 외신기자들을 묵고 있던 호텔로 돌려보냈다고 보도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역시 당대회 행사장을 생방송하는 대신 기록 영상으로 오전 영상을 채우고 있다. 내부 상황은 추후 북한이 편집한 영상으로만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일부 외신기자들은 북측의 취재 관련 통제가 편집증적 수준에 이르렀다며 혀를 내둘렀다.
영국 BBC의 스티븐 에번스 기자는 “취재진 4명에게 각자 1명씩 검은 옷의 감시원이 배치됐고, 화장실 안까지 따라붙고 있다”면서 “우리가 찍은 영상 일부를 삭제하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BBC는 일반 주민에게 접근할 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미국 CNN의 윌 리플리 기자도 “북한의 (세 차례에 걸친 무수단) 미사일 발사 실패를 취재하기 위해 지난달 파견됐는데, 관련 내용을 아는 이를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면서 “감시원들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 편집증적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에서 취재를 할 경우 전화통화나 객실 내의 대화까지 모든 이야기를 누군가 엿듣고 있다고 여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 대회를 직접 취재하지 못하고 있는 외신들은 대신 평양 시내가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각양각색의 선전물로 뒤덮였다고 소개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평양 거리 곳곳에 ‘당대회를 빛나는 노동의 성과로 맞이하자’, ‘경축’ 등 글귀가 적힌 간판이 곳곳에 걸려 축하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취재에 응한 평양의 한 남성 주민은 “당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계기이자 뜻깊은 대회”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일심단결의 힘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도는 “지난 1980년 제6차 노동당대회 때는 118개국 대표단이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외국 고관들의 참석 예정 사실이 전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서방 매체들은 과학자들을 위해 최근 준공된 미래과학자 거리에 김정은 정권을 극찬하는 간판이 장식되고, 4·25문화회관을 비롯한 평양 시내의 주요 시설물에는 모두 노동당을 상징하는 붉은 기가 내걸렸다고 전했다.

평양 시내 주요 도로 주변에는 “위대한 김일성, 김정일 동지는 언제까지나 우리와 함께 할 것”, “조선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자” 등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늘어서 있었다고도 묘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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