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외노동자, 방화복 없어 용접 중 불에 타 숨지기도”

“北 해외노동자, 방화복 없어 용접 중 불에 타 숨지기도”

입력 2016-06-27 19:24
업데이트 2016-06-2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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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北노동자 실태조사 브뢰커 네덜란드 라이덴대 교수 인터뷰

“노동자들 수입 거의 없어…北당국 연간 1인당 연간 4천만원 챙겨”

“2014년 폴란드의 한 조선소에서는 북한 노동자가 방화복 없이 일하다가 불에 타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유럽 내 북한 노동자들의 강제 노동 실태를 조사하고 있는 렘코 브뢰커(44) 네덜란드 라이덴대 교수는 2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 해외노동자들의 인권 실태에 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탈북자 등을 통해 북한 관련 소식은 브뢰커 교수에게는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고, 그가 6개월 전부터 북한 노동자 문제에 대해 파고드는 계기가 됐다.

한국학이 전공인 그는 법률, 인권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다국적 태스크포스(TF)에 참여, 폴란드 내 북한 노동자들의 실태를 집중적으로 조사해오고 있다.

브뢰커 교수는 곧이어 다른 일반 북한 노동자들의 생활도 끔찍하기는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은 하루 12∼16시간 일해야 하고 추가 근무수당도 없다”며 “일주일에 한번씩 해야하는 생활총화(조직에서 각자의 업무와 생활을 반성하고 상호비판하는 일)마저 주말근무 때문에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노동자들은 텔레비전과 인터넷은 물론 냉난방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숙소에서 잠을 자며, 숙소와 일터를 오가는 것 외에 외출은 허용되지 않는다. 사실상 ‘현대판 노예’인 셈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일하는데도 북한 노동자들이 가져가는 수입은 담뱃값 등을 제외하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북한 당국은 연간 노동자 1인당 최대 3만5천 달러(약 4천만원)을 챙긴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처럼 인권 유린에 시달리는 북한 노동자는 폴란드에만 500∼800명, 유럽에는 수천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합법적인 근로자만 해당되며 불법 근로자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면서 브뢰커 교수는 “이러한 문제들은 유럽연합(EU)이 당연하게 조사해야 한다”면서 “유럽연합 각국이 자기 나라의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날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유엔 북한인권서울사무소 개소 1주년 국제심포지엄의 패널로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행사에 참석한 국제 인권 전문가들은 북한 인권유린 문제를 구조적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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