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29] 與 현역 17명 공천 탈락… ‘현역 물갈이 리스트’ 현실화되나

[총선 D-29] 與 현역 17명 공천 탈락… ‘현역 물갈이 리스트’ 현실화되나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6-03-14 23:04
업데이트 2016-03-14 23:5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새누리 6차 공천·2차 경선 발표

리스트 오른 영남권 친박계 긴장
대구 3선은 유승민만 미결정

안홍준 “재심 철회… 백의종군”
이재영, 비례대표 중 첫 공천 확정

탈락 항의
탈락 항의 14일 출근차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중앙당사에 도착한 새누리당 이한구(오른쪽) 공천관리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된 인천 부평갑 조진형 예비후보가 막아서며 항의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새누리당의 4·13 총선 후보 공천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공천의 ‘하이라이트’ 격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가 현실화되는 형국이다. 특히 ‘우선 추천’은 ‘공천 배제’의 또 다른 이름으로 해석되고 있다.

14일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내놓은 6차 공천 및 2차 경선 결과에 따라 이날 하루에만 현역 의원 8명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특히 대구에서만 4명이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대구 수성을과 북을은 각각 여성과 장애인 우선 추천 지역으로 선정됐다. 이로 인해 이 지역 현역인 주호영(3선), 서상기(3선) 의원은 경선도 치러보지 못한 채 고배를 마시게 됐다. 주 의원은 “대구 시민들과 상의한 뒤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4선의 이한구(대구 수성갑) 공관위원장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이제 대구에서 남은 3선 이상 중진은 유승민(동을) 의원이 유일하다. 공천의 칼날이 유 의원을 점점 코너로 몰아가는 모양새다. 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만큼은 ‘현역 프리미엄’을 보장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물론 유 의원이 낙천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유 의원에 대한 공천 결과는 15일쯤 발표될 전망이다.

●친유승민계 권은희 의원 경선 배제

대구 북갑에서는 이 지역 현역이자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은희 의원이 경선에서 배제됐다. 이명규 전 의원과 정태옥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 등 3명만 경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 달서갑에서도 현역인 홍지만 의원의 이름이 경선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방자치단체장 중도 사퇴로 경선에서 20% 감점을 받는 곽대훈 전 달서구청장과 박영석 전 대구MBC 사장, 송종호 전 중소기업청장 등 3명이 경선을 벌이게 됐다. 홍 의원은 “전혀 예상을 못해 어리둥절하다”고 반응했다.

친박계인 안홍준(경남 창원 마산회원) 의원도 이날 공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대신 윤한홍 전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후보로 낙점을 받았다. 당초 공천 결과에 반발했던 안 의원은 “당을 위해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안 의원의 탈락으로 ‘현역 의원 40명 물갈이 리스트’ 파문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안 의원은 물론 경북 구미을에서 탈락한 김태환 의원, 이날 대구 북을에서 공천 배제된 서상기 의원 등은 리스트에서 거론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김무성계 강석호·친박 전광삼 경선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에서는 현역인 강석호 의원과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가린다. 김무성 대표의 측근인 강 의원과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 후보로 꼽히는 전 전 관장의 계파 대결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두 사람은 여론조사에서도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 예측불허의 승부가 예상된다.

서울 송파갑은 김을동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송파병에 이어 여당 강세 지역인 ‘강남권’에서 두 번째 경선 지역으로 선정됐다. 현역이자 여성인 박인숙 의원과 김 대표의 측근인 안형환 전 의원, 진용우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이 ‘3파전’을 벌인다.

충남 서산·태안에서는 김제식 의원과 성일종 고려대 겸임교수가 일전을 벌이게 됐다. 김 의원이 지역구를 수성하느냐, 고 성완종 전 의원의 동생인 성 교수가 친형의 지역구를 탈환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비박계 및 친박계 의원에 대한 ‘패키지 컷오프(공천 배제)’ 여부도 공천 막판 최대 관심사다. 옛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5선·서울 은평을),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진영(3선·용산) 의원, 김무성 대표 측근인 김성태(재선·강서을) 의원의 공천이 보류된 상태다. 친박계에서는 황우여(5선·인천 연수갑), 정갑윤(4선·울산 중구), 최근 막말 논란을 빚은 윤상현(재선·인천 남을) 의원이 아직 공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현역 정문헌·이에리사·김장실 패배

강원 속초·고성·양양에서는 정문헌 의원이 이양수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경선에서 패했다.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지역구는 가까스로 살렸지만 정작 정 의원 자신은 살아남지 못하는 불운을 겪게 된 것이다.

공천 경쟁이 치열했던 부산 사하갑에서는 허남식 전 부산시장과 김척수 전 사하갑 당협위원장 간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이곳에서 출사표를 던진 비례대표 김장실 의원은 경선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비례대표인 이에리사 의원도 대전 중구에 도전장을 냈지만 이은권 전 대전 중구청장의 인지도에 밀려 쓴잔을 들게 됐다. 앞서 같은 비례대표인 윤명희, 장정은, 김정록 의원 등도 경선과 컷오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서울 강동을에서는 이재영 의원의 공천이 확정됐다. 비례대표 의원 중 공천을 확정 지은 첫 사례가 됐다. 이 의원은 이 지역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 국민의당 강연재 변호사와 3자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 57명 공천받아 생존률 높아

그럼에도 대다수 현역 의원들의 생존율은 높은 편이다. 서울 강동갑의 경우 신동우 의원이 재공천을 받았다. 부산 수영에서는 유재중 의원이 공천을 받으면서 부산에서 처음으로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더민주 김성발 예비후보와 국민의당 배준현 예비후보는 각각 당으로부터 일찌감치 공천을 받았다.

강원 춘천에서는 김진태 의원이 공천을 받고 재선에 도전한다. 김 의원은 경선 여론조사에서 이수원 전 특허청장을 꺾었다. 경남 통영·고성에서는 이군현 의원이 4선 고지를 향하게 됐다.

이날까지 57명의 현역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17명이며, 현재 경선을 진행하고 있는 의원은 66명이다.

이 밖에 서울 성북갑에서는 정태근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아 더민주 유승희 의원과의 19대 총선에 이어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세종에는 충남경찰청장을 지낸 박종준 예비후보가 공천을 확정했고, 제주 제주을에는 부상일 전 새누리당 도당위원장이 최종 후보자로 낙점을 받았다.

253개 선거구에 대한 새누리당 공천은 15일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16일부터는 47석이 걸린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옥석 고르기’에 돌입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6-03-15 2면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