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졸업식’보다 더 문제…대학가 ‘신입생 군기잡기’ 논란

‘알몸 졸업식’보다 더 문제…대학가 ‘신입생 군기잡기’ 논란

입력 2011-02-16 00:00
업데이트 2011-02-1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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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졸업식 일탈행위가 사회문제가 되면서 경찰이 졸업식장 주변을 순찰하는 ‘낯선 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가운데 신학기를 앞두고 대학가에서 벌어지는 음주 소란과 선배들의 군기 잡기가 더 염려스럽다는 지적이다.

 16일 광주와 전남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각 대학에서 입학식에 앞서 이번 주부터 대학 또는 단과대별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을 진행하고 있다.

 각 대학은 OT나 MT 과정에서 혹시 불상사가 발생해 학교 명예가 실추되지 않을까 마음을 졸이고 있다.

 실제 이 맘 때면 대학가에서 맹목적인 단결심을 강조하면서 규율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가혹한 얼차려나 구타,폭행을 사용해 물의를 빚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강원도에서 신입생 OT에 참가한 20대 복학 준비생이 만취한 신입생을 찾아 나섰다가 교통사고로 숨졌고 2007년,2009년 역시 강원도에서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한 대학생 2명이 음주 상태에서 추락사했다.

 또 2006년에는 전남 화순으로 신입생 MT를 온 모 대학 1학년생이 숙소에서 선배와 몸싸움이 붙어 이를 말리던 다른 선배에게 맞고 땅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숨졌다.

 이 때문에 올해 각 대학 OT는 건전한 대학 문화 조성을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15일부터 신입생 OT를 시작한 전남대학교는 OT 과정에서 얼차려 등 과거의 잘못된 ‘신고식’ 관행 자제를 학생회 측에 당부했다.

 또 전남대는 MT를 가더라도 반드시 교수와 동행하도록 해 지나친 음주 등 일탈행위를 막을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학부모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OT 자료를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대학교는 MT에서 발생하는 불상사를 막으려고 지난해부터 도입한 MT 우수 사례 시상을 올해도 할 예정이다.

 음주나 얼차려 문화를 과감히 버리고 전공을 살린 MT를 하거나 MT를 봉사활동으로 대체하는 과를 선정,시상할 예정이다.

 호남대학교는 지난 2008년부터 실시해 온 ‘무알코올 OT’ 기조를 올해도 유지하는 한편 신입생들이 대학 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재학생 선배 멘토제,지도교수와의 면담 등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16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신입생 OT에 들어간 동신대학교는 OT 이후 학과별로 개최될 신입생 맞이 각종 행사에서 얼차려 등 불미스러운 일을 예방하기 위해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자정 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과거 대학가에서 벌어졌던 혹독한 신입생 신고식은 점차 없어지는 추세다”면서 “대학생이라면 예비 사회인으로서 중·고교 시절 때와는 다른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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