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경사가 ‘초짜’ 경위 지휘…서초경찰서 ‘인사 실험’

‘베테랑’ 경사가 ‘초짜’ 경위 지휘…서초경찰서 ‘인사 실험’

입력 2011-02-17 00:00
업데이트 2011-02-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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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경찰서가 ‘베테랑’ 경사에게 한 직급 높은 ‘초급 간부’인 경위를 지휘토록 하는 등 계급을 역전시키는 파격 인사를 단행해 관심을 끌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그동안 계급과 기수,입직 경로 등에 따른 연공서열을 철저히 지켜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초서는 최근 경위 이하 인사를 하면서 수사과 경제팀과 지능팀 5개 반의 반장을 경사에게 맡기고 경위 일부를 이들 아래에서 일하도록 했다.

 반장이 된 경사들은 수사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수사관이고,이들의 지시를 받게 된 경위들은 모두 경찰대나 간부후보생 출신에 2~3년차인 젊은 간부다.

 경험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하위직 경찰관에게 수사의 책임을 맡기고 간부급 상관을 지휘하도록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서초서가 이처럼 파격적으로 조직을 꾸린 것은 계급과 서열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과 경험에 따라 책임 있는 자리를 맡기겠다는 취지에서다.

 간부이기는 해도 경험이 부족한 ‘초짜’ 경위가 수사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경사에게 노하우를 전수받아 일을 배우라는 뜻도 있다.

 일선에서는 이런 ‘실험’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서초서에서 수사 분야 책임을 맡은 한 경사는 “앉은뱅이 수사를 탈피해보자는 목적 아니겠냐”며 “처음 들어온 경위가 아는 것이 많지 않은 만큼 경험 많은 경사의 현장 지휘 능력을 배우게 하자는 취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사 반장’ 아래에서 일하게 된 한 경위도 “경제팀은 계급이나 서열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대우를 받으려고 경찰에 들어온 것이 아닌 만큼 기분이 나쁘지는 않고 실무를 제대로 배우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전했다.

 강남 지역의 한 경찰서 간부급 경찰관은 “실적과 성과에 따른 발탁 인사 성격”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결재 등 실무적인 부분에서 혼선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서초서 이창원 수사과장은 “베테랑 수사관의 경험과 능력을 인정해 배치했고 젊은 간부들도 많이 배우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접수 순으로 사건을 배당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사건 유형에 따라 팀별로 전문 영역을 정해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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