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내자마자 악취… 마스크 소용없어

퍼내자마자 악취… 마스크 소용없어

입력 2011-02-22 00:00
업데이트 2011-02-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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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침출수’ 첫 추출 현장 남양주·양평 르포

구제역 가축 매몰지 침출수로 인한 2차 재앙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21일 경기 남양주시의 돼지 매몰지와 양평군의 소 매몰지에서 전국 처음으로 침출수를 뽑아내는 작업이 시작됐다.

이날 오전 11시 남양주시 진건읍 배양1리 구제역 매몰지. 매몰지 인근에 들어서자 마스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한 악취가 풍겼다. 이곳에는 지난달 17일 구제역 판정을 받은 후 가로 25m, 폭 5m, 깊이 6m의 매몰지에 돼지 2363마리가 묻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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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기 남양주시 배양1리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서 방역요원들이 침출수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21일 경기 남양주시 배양1리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서 방역요원들이 침출수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취재진 등 1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흰색 방역복을 입은 직원들이 침출수의 수소이온 농도(pH)를 측정하기 위해 매몰지에서 추출한 침출수를 커다란 비커에 옮겨 담는 작업을 벌였다. 이어 pH를 측정한 결과 구제역균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6.0~6.8 정도로 나타나자 곧바로 구연산 등을 저류조에 넣어 침출수 수소이온 농도 수치를 4.4로 떨어뜨렸다. 이는 pH가 5 이하인 강산성이나 10 이상인 강알칼리성일 때 구제역균이 죽어서 폐수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침출수 뽑아내기 작업이 시작되자 방역 당국 직원들은 양수기를 이용해 6m 아래 있는 지하 저류조에서 지상 저류조로 침출수를 끌어올렸다. 가축 사체가 부패하면서 나온 침출수가 빠르게 뽑아 올려졌다.

침출수는 거무튀튀한 색깔을 띠고 있었으며, 추출되는 동안 분뇨 냄새와 사체 썩는 냄새가 뒤섞여 악취가 코를 찔렀다. 약품 처리가 된 침출수는 대기하고 있던 정화 차량에 옮겨졌고, 4㎞가량 떨어진 가축분뇨공공시설로 옮겨져 1차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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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요원이 침출수 제거 작업 현장에서 pH 농도를 체크하기 위해 표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방역요원이 침출수 제거 작업 현장에서 pH 농도를 체크하기 위해 표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가축분뇨공공시설로 옮겨진 침출수는 지난 18일 미리 뽑아 놓은 1.8t 이외에 2.5t이 추가로 추출됐다. 남양주 가축분뇨공공시설로 옮겨진 침출수는 다시 공공하수처리시설로 보내져 2차 처리된다.

이날 오후에도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구제역 매몰지에서 침출수 뽑기 작업을 벌였다. 이곳은 젖소 46마리가 매몰됐고 침출수에 대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구제역 바이러스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와 pH 측정 없이 바로 침출수를 분뇨처리시설로 옮겼다.

경기도는 남양주와 양평의 매몰지 2곳을 시작으로 침출수가 지표면까지 차오른 매몰지와 ‘팔당특별대책지역’의 137개 매몰지에 대해 우선적으로 침출수 뽑기 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1일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관리 등 사후조치를 범정부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와 6개 부처 공무원이 참여하는 ‘매몰지 관리지원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김병철·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2011-02-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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