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친한파’ 日학생 수백명 양성

10년간 ‘친한파’ 日학생 수백명 양성

입력 2012-02-13 00:00
업데이트 2012-02-13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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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고쿠시칸대 신경호 교수 “내일의 한일관계 주역”

“10년간 일본 젊은이 수백명을 ‘친한파(親韓派)’로 만들었다는 데 자랑스러움을 느낍니다.”

신경호(50) 일본 고쿠시칸(國士館)대 21세기아시아학부 교수는 한일 월드컵이 열린 이듬해인 2003년부터 자신이 가르치던 학부 재학생들을 고려대에 보내 한국어 단기 연수를 받도록 했다. 올해로 10년째. 그동안 다녀간 학생 수는 800명을 넘어선다.

신 교수는 13일 “감수성이 예민하고 머리가 굳지 않은 젊은 학생들이 매년 신선한 충격을 받고 일본으로 돌아간다”며 “세월이 흐르면 이들이 새로운 한일 관계를 열어가는 주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부터 고려대에서 한 달간 진행되는 한국어 연수 프로그램은 고쿠시칸대 21세기 아시아학부에서는 전공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외국어 연수과정 중 하나다.

아시아학부에는 한국어와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러시아어, 인도네시아어 등 6개 외국어 과정이 있다. 중국어보다 한국어 강의를 택하는 학생이 더 많은 대학은 일본에서 고쿠시칸대가 유일하다고 신 교수는 설명한다.

신 교수가 프로그램 기획부터 학생 인솔, 사후 평가까지 전담하는 한국어 연수는 단순한 한국어 습득을 넘어 문화와 역사 체험까지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학생들을 독립기념관과 판문점에 꼭 데려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독립기념관은 양국 간 암울한 과거사를 객관적인 눈으로 보게 하려는 취지다. 판문점은 한반도 분단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일본의 식민 지배에서 출발함을 이해하고 자신들의 책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신 교수는 “일본 학생들은 근현대사에서 자신들이 아시아 주변국들에 저지른 잘못을 배울 기회가 없다”며 “한국에 왔을 때 그처럼 암울한 과거에 대한 부끄러움을 알고 새로운 양국관계를 개척할 의지를 갖추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한국 연수를 단순한 ‘여행’ 정도로 여기지 않도록 사전에 ‘연수용 필수 강의’를 수강토록 하고, 연수 중 출석 점검은 물론 연수가 끝나면 시험을 봐 60점을 넘지 않으면 재수강까지 하도록 엄격히 관리하는 것도 특색이다.

신 교수는 “연수에 참가한 학생 대다수가 ‘친한파’가 돼 한국에 더 큰 관심을 두는 것은 물론 한국 정치ㆍ경제ㆍ문화를 두루 다루는 세미나 수업의 경쟁률이 10대1에 육박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니혼(日本)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영국 런던정경대(LSE) 방문연구원을 거쳐 2002년부터 고쿠시칸대에서 유일한 한국인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2009년부터 전남대에도 학생들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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