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수업으로 현장체험 학습ㆍ사설업체 호황

주5일수업으로 현장체험 학습ㆍ사설업체 호황

입력 2012-02-19 00:00
업데이트 2012-02-1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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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는 사교육비 늘어날까 걱정

“학교에서 지내던 시간을 부모가 메워줘야 한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서요. 현장체험학습을 보내는 게 좋다는 엄마들이 많아 계획을 짜다 보니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부담이 큽니다”

3월부터 전국 모든 초ㆍ중ㆍ고교에서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돼 놀토가 늘어남에 따라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교과서에 나오는 유적지 견학 등 ‘현장체험학습’ 붐이 불고 있어 또 다른 사교육비 부담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곧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딸을 둔 김모(37ㆍ여)씨는 다른 엄마들과 함께 사설 업체를 이용한 놀토 현장체험학습을 계획하고 있다. 8~9명의 아이를 모아 업체를 통해 유적지나 박물관 등에 보내면 하루 5만여 원의 비용이 든다.

김씨는 “놀토에 집에서 계속 놀게만 할 수 없어 일기에 견학 내용을 쓰거나 숙제로도 낼 수 있는 역사 탐방 견학을 보내려 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면 괜찮은데 학교를 가지 않는 토요일이 두 번이나 늘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교통편과 인솔 강사, 사회 교과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현장체험학습 사설업체에는 최근 김씨와 같은 학부모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에 있는 M 업체 관계자는 “초등학생은 체험학습, 견학 등을 하는 것이 ‘필수’라는 분위기가 있는데다 매주 토요일마다 쉬게 된다고 하니 문의가 예전보다 늘었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왕릉과 고궁, 박물관 등을 견학하는 역사 체험학습, 수목원과 갯벌, 천문대 등을 찾는 자연ㆍ과학 체험학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학년별로 제공한다.

학부모들이 학생 6~8명 정도의 모둠을 꾸려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반일형은 1인당 2만 원, 종일형은 7만~8만 원 가량의 체험비를 내고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 관계자는 “매주 20팀 정도 견학을 보냈는데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 놀토가 확대되는 3월부터는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사설업체가 앞으로 더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Y 업체 관계자도 “놀토를 앞두고 프로그램을 70여 개 더 준비했다. 지금은 비수기에 해당하는데도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현장체험학습도 결국 ‘사교육의 연장’이 돼 경제적 부담으로 돌아온다고 지적한다. 놀토에서 마저 사교육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을 둔 한효주(40ㆍ여)씨는 “학부모들끼리 ‘놀토 늘어나니 애들을 어디든 데려가야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경비가 만만찮다. 부모가 데리고 다닐 수 있는 가정이 있지만 개인 사업을 하는 분들이나 맞벌이 가정 등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기초생활수급권자나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에게 ‘놀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는 대청종합사회복지관의 한 사회복지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놀토 프로그램을 정부 지원으로 매달 두 번씩 해왔지만 3월 놀토 확대에 따라 지원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는 아직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 모임 장은숙 회장은 “학교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나름대로 놀토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지만 이제 겨우 시작하는 단계라 학부모들이 개인이 운영하는 업체로 몰리고 있다”며 “1년 정도 미리 준비해 자리를 잡도록 해야 했는데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을 너무 서두른 탓”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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