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촛불 주역들’, 다시 광장으로 나올까

‘2008년 촛불 주역들’, 다시 광장으로 나올까

입력 2012-05-02 00:00
업데이트 2012-05-0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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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참여 장담 못하지만 각 개인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촛불 들듯

최근 미국에서 또 광우병 젖소가 발견되면서 2008년 도심을 가득 메웠던 ‘촛불’들이 다시 등장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시 서울광장과 광화문 광장에 모여들었던 시민들은 ‘촛불 집회’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유모차 부대’ 박미경(가명) 씨와 ‘촛불 예비군’ 김원재 씨를 만나 촛불의 추억과 현 상황에 대한 심경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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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는 축제”…”내 삶이 곧 정치였다”


”한 마디로 축제였어요. 광장에 모여 토론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정말 굉장하다고 생각했죠” 김원재(32)씨는 상기된 표정으로 2008년 촛불집회의 기억을 되새겼다.

당시 회사원이었던 김씨는 몇 달동안 하루에 1~2시간씩 쪽잠을 자면서도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보호하는 촛불예비군으로 활동했다.

”당시 광우병 시위는 철저한 소비자 지향 운동이었습니다. 그저 국민의 건강권을 지켜달라는 거였죠”

박미경씨도 4년 전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한다. 박씨는 내 아이에게 안전한 소고기를 먹이고 싶어 유모차를 끌고 나온 일명 ‘유모차 부대’의 일원이었다.

”당시 제 아이가 이유식을 먹고 있었거든요. 엄마들은 다 알겠지만 소고기는 아기에게 철분을 공급하는 중요한 재료에요. 굉장히 예민한 문제였던 거죠”

박씨에게 2008년 촛불집회는 ‘정치와 내 삶이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이기도 했다.

”이전까지 정치에 관심없는 주부였지만 (정부가) 상식적인 일을 할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나서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더라고요”

4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불안, 정부에 대한 배신감도 여전

김씨와 박씨는 여전히 미국산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들은 “아직도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씨는 “확률이 아무리 적다 해도 내가 광우병에 걸릴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여전히 마음 깊은 곳에 공포심이 있어요”라며 두려움을 드러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젖소가 발견되면서 이들의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하지만 김씨와 박씨가 무엇보다 실망했던 것은 이명박 정부의 대응방식이었다.

”이 정부는 대체 뭔가하는 생각에 당혹스러웠죠. 2008년 그때 분명 절대 광우병이 생기지 않을 거라고 단언했었는데....”

박씨에게는 “믿어달라”던 당시 정부의 모습이 너무나도 생생했다.

”처음에는 그래도 내가 집회에 참석하면 어떤 변화가 있을거란 희망을 가졌어요. 그런데 시간이 가도 실망스러운 사건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죠. 이를 보면서 사람들이 좌절하게 된 것 같아요”

한편 마트에서도 소고기 소비량이 줄어들고 돼지고기와 닭고기 소비량이 느는 등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광우병 소고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촛불집회 다시 불붙을까? “글쎄…”

오는 2일과 4일 광우병감시국민행동 등 시민 사회단체들이 대규모 촛불집회를 예고하면서 4년 전과 같은 촛불정국이 다시 등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씨와 박씨는 “이번 집회에 참가하는 사람은 예전만큼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당시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가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벌금을 무는 등 피해를 본 사람들이 선뜻 나서기에는 힘든 상황이 됐다는 것.

또 지난 4년동안 민간인 사찰을 비롯해 이명박 정부와 관련한 굵직한 사건들이 계속되면서 시민들이 피로감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하지만 김씨는 촛불 이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발전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당시 촛불예비군으로 함께 활동했던 친구들 중에는 사회 활동가가 된 친구도 있고 투표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도 많아요. 저만 해도 그리 능동적인 사람이 아니었지만 반값등록금 등 이슈가 생길 때마다 집회에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집회 참가자 수보다는 2008년 이후 저마다의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박씨도 “유모차 끌고 나왔던 엄마들이 모두 또다시 집회에 참가하기는 힘들겠죠. 하지만 2008년 이후 제 주변에서도 착한 기업 물건 사기, 생협 이용하기 등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의견을 표출하는 엄마들이 많아요”라고 말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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