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쪽같이 사라진 남자 3명…실종 미스터리

감쪽같이 사라진 남자 3명…실종 미스터리

입력 2012-05-02 00:00
업데이트 2012-05-0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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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째 깜깜 무소식…건설업체 대표 등 채무관계 낀 3명 사라져

성인 남자 3명이 거짓말처럼 종적을 감췄다.

대형 예식장의 전 사장이자 건설업체의 실질적 대표인 A씨(45), 그리고 A씨 업체에서 십여 년간 같이 생활했던 B씨(44), A씨에게 10억상당의 돈을 빌려 준 C씨(55) 등이다.

지난달 20일 함께 만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실종 12일이 지나도록 행방을 쫓을 만한 어떠한 단서도 남기지 않고 그야말로 증발해 수사 중인 경찰이 애를 태우고 있다.

▲관계

지난 23일 B씨의 부인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남편이 3일 전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는 것이다.

채무관계 등으로 얽히고설켜 갈등이 컸던 세 사람은 지난 20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서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전주의 한 대형예식장 전직 대표. B씨는 A씨를 대신해 이 예식장의 대외적 사장 역할을 해왔다. 또 C씨는 자기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10억원을 대출받아 A씨에게 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밀접한 관계에 있지만, 이들 내부의 갈등은 컸던 것으로 보인다. A씨와 갈등을 빚게 된 B씨는 A씨의 부정과 불법을 수차례 고발하거나 들춰냈고, 이 중 대출 관련 건으로 A씨는 검찰의 수배를 받고 있다.

C씨는 자기 명의로 대출해 준 10억원을 A씨가 갚지 못하자 A씨를 지속적으로 다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B씨와 C씨는 지난달 초 A씨를 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발

이들은 지난 20일 오후 4시 40분에서 5시 사이에 전주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서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그 이후 이들의 행적이 묘연하다.

사건 당일 A씨와 C씨의 차는 전주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 남겨졌고, B씨의 차는 C씨의 주거지 앞에 주차돼 있었다.

세 명이 함께 사라졌지만, 이들의 차는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사건에 또 다른 차량과 또다른 인물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다.

지난 30일 A씨의 오피러스 승용차가 정읍 천변에서 발견됐지만, 이는 A씨의 아들이 사건 뒤 경기장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정읍에 가져다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들이 만나기 전인 오후 4시께 B씨와 C씨의 휴대전화는 공교롭게도 모두 꺼졌다.

A씨의 휴대전화는 실종 이틀째인 지난달 22일 임실군 관촌지역에서 전원이 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것이 현재까지 세 명의 행적과 관련해 경찰이 확인한 유일한 단서일 뿐이다.

이후 통신수사와 신용카드 등 경찰의 추적수사에서 확인된 이들의 행적은 없다. 그야말로 완전한 증발이다.

▲시나리오

경찰은 강력사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고 접수 뒤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 2개 반과 전주덕진경찰서 강력 2개 팀으로 전담수사반을 꾸린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사이의 갈등 구조는 A씨 대 B, C씨 즉 1대 2 구조다.

예측 가능한 상황은 3가지다.

첫째는 3명 모두 무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명확하지만 실종 이틀 뒤 전주시내에서 B씨를 봤다는 지인의 진술이 나왔다. 또 현재까지 세 명의 가족이 이 사건과 관련해 좀체 입을 열지 않고 수사진행에 대해 경찰에 문의하거나 항의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둘째는 A씨만 무사하고 B, C씨가 변을 당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갈등 구조상 A씨는 다른 두 명에게 악감정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조직폭력배 개입설이 솔솔 나오는 것 역시 A씨 혼자서 두 명을 상대하기에는 벅찰 수 있어서다. 아울러 실종 사흘 뒤 A씨의 아들이 전주월드컵경기장에 주차된 A씨의 차를 찾아서 정읍지역으로 옮긴 것 역시 A씨와 가족 간의 연락이 닿을 수 있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셋째는 B, C씨가 사건을 주도했을 가능성이다. 이 경우 A씨에게 돈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기에 A씨 역시 무사할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사라진 3명을 찾기 위해 수사력과 정보력을 모으고 있지만, 실종 12일이 지나면서 사건이 자칫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도무지 알 수 없었던 상황에서 이제는 차츰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며 “헤프닝이 될지, 강력사건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머지않아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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