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암각화 지형 바꿔도 세계유산 등재”

“반구대암각화 지형 바꿔도 세계유산 등재”

입력 2012-05-03 00:00
업데이트 2012-05-0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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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의 주변 지형을 바꿔도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가능하다.”

울산대학교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는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지난달 미국에서 개최한 ‘반구대암각화 국제심포지엄’에서 암각화 주변의 지형을 바꿔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가능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고 3일 밝혔다.

이는 반구대암각화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면 주변의 지형을 절대 훼손할 수 없다는 문화재청의 주장을 정면으로 뒤엎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울산시 울주군 사연댐의 물에 잠겨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는 반구대암각화의 보존방안으로 문화재청은 사연댐의 수위 조절을, 울산시는 시민의 식수원을 확보하기 위해 주변지형 변경(수로변경이나 생태제방 축조)을 각각 주장하며 10년째 맞서 있다.

울산대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27∼28일 미국 캠브리지시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센터 평가전문가인 한준희 박사는 “식수확보 문제 때문에 댐 수위를 낮추는 것이 불가하다면 물길을 돌려 유적을 보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 박사는 또 “(암각화 위ㆍ아래쪽에) 생태 둑을 쌓을 경우 디자인에 따라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 여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센터 전문조사단에 현장조사를 의뢰해 구체적인 보존방안을 확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 박사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전문 프로그래머로 세계 주요 문화유산 보존관리 현황을 파악하거나 세계문화유산 등재대상 유적과 경관을 현장 확인하는 전문가로 알려졌다.

박경신 울산대 부총장은 “울산시와 문화재청의 보존논리가 맞서 사연댐에 잠긴 반구대암각화가 멸실위기에 놓여 있다”며 “이번 국제심포지엄에서 새로운 보존의 실마리를 찾은 것이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심포지엄에서 영국의 대표적인 암각화 연구자 폴 밴 박사는 “반구대암각화는 고래가 주요 소재인 것이 특이하다”며 “여러 계절, 다양한 활동, 여러 신화가 하나의 암벽, 그것도 수직 암벽에 표현된 매우 독특한 유적”이라고 말했다.

또 에스더 야콥슨 텝퍼 미국 오리건대 석좌교수는 “시베리아 유적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람 얼굴상이 그려져 있는 등 독특한 구성과 표현양식”이라고 밝히는 등 세계적 권위의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반구대암각화를 인류문화의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했다고 울산대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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