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졸이며 기다려온 가족들 안아주고 싶어”
5일 오전 4시30분 인천공항.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 풀려난 제미니호 선장 박현열씨 등 한국인 선원 4명이 그리운 고국의 품에 안겼다. 작년 3월28일 한국을 떠난지 619일만이다.전날 케냐 나이로비 조모케냐타국제공항(JKIA)을 떠나 귀국한 이들은 다소 수척해 보였지만 오랜만에 고국 땅을 밟아 들뜬 모습이었다.
![지난해 4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 582일 만에 풀려난 제미니호의 한국인 선원들이 5일 오전 부산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2/12/05/SSI_20121205093000.jpg)
연합뉴스
![지난해 4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 582일 만에 풀려난 제미니호의 한국인 선원들이 5일 오전 부산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2/12/05/SSI_20121205093000.jpg)
지난해 4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 582일 만에 풀려난 제미니호의 한국인 선원들이 5일 오전 부산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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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악천후로 인해 구조선이 돌아갈 때 얼마나 절박했으면 바다로 뛰어들었겠나”라며 “그때 태극마크가 달린 헬기를 보는 순간의 감격을 잊을 수가 없다. 헬기에서 내려온 구명줄이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 같았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이들은 건강검진 결과 체중이 10㎏정도씩 줄었지만 건강 상태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해사 이건일씨는 “여기까지 온 게 정말 꿈만 같다”며 “가슴 졸이며 2년 가까이 기다려온 가족들을 안아주고 싶고 얼굴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또 “’비록 함상이지만 한국땅이라고 생각하라’는 함장의 말을 듣자 불안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고 구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무엇이 제일 먹고 싶냐고 묻자 “김치와 된장찌개가 제일 먹고 싶고 삼겹살도 먹고 싶다. 아무 것이나 다 먹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옥에서 천당으로 올라온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힌 기관사 이상훈씨는 ‘직접협상을 하지 않은 정부에 원망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 그래서 기대도 하고 원망도 했다”고 밝혔다.
기관장 김형언씨는 “(이런 일을) 또다시 겪고 싶지 않다”면서도 “만의 하나 이런 일이 발생할 때 본국에서 자국민을 보호하고 구출해내겠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면 희망을 가지고 버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공항에는 국토해양부 선원정책과장과 외교통상부 재외국민과 과장대리가 나와 이들을 맞이했다.
또 선장 박씨의 외사촌 동생이 미리 준비한 겨울 점퍼를 들고 나와 박씨를 맞았다. 박씨의 외사촌 동생은 “오빠가 바로 김해공항으로 간다고 해서 못 볼 거라고 생각했는데 잠깐이라도 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선원들은 이날 오전 6시30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가 가족들과 재회한다.
이들은 작년 4월30일 케냐 해역을 지나던 중 몸바사항 동남쪽 해상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돼 582일간 감금된 채 비참한 생활을 견디다 지난 1일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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