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공장서 40대 직원 자살기도 ‘뇌사’

쌍용차 공장서 40대 직원 자살기도 ‘뇌사’

입력 2013-01-09 00:00
업데이트 2013-01-0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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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10시10분께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 2라인에서 이 회사 직원 류모(49)씨가 높이 2.7m 호이스트(전기 리프트 장치)에 끈으로 목을 맨 것을 동료 직원이 발견, 119 구조대에 신고했다.

류씨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뇌사 상태다.

초기 치료를 담당한 의사는 “동공이 열린 상태로 뇌신경은 장담하기 어려워 회복될지 지켜봐야 한다. 신장 기능은 처음보다 좋아졌다”고 소견을 밝혔다.

류씨는 자살기도 전 ‘존경하는 사장님, 조합장님께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A4용지 6장짜리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쌍용차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대책, 정치권에 대한 원망, 해고 노동자들의 집단적 행동으로 인한 불안감, 쌍용차 내부의 어려운 현실, 건강이 안 좋은 두 자녀의 치료문제 등 가정사, 경제적 어려움 등에 대한 심경’이 담겨 있다.

입사 23년차라고 소개한 그는 “구조조정으로 급여가 삭감되고 제때 지급이 안되고 저 같은 사회적 약자한테는 너무나도 고통이었습니다. 1년 2년 생활은 궁핍해지고 아이들 학업과 병원비 등 모자라는 돈을 빌리고 또 빌리면서 살아도 쌀독에 쌀이 떨어져 아이들 라면 먹인 게 한두번이 아니었다”라며 쌍용차의 어려운 현실과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꼭 정년을 채우려 했는데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무잔업 3년 너무도 길고 힘들었습니다”라며 회사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류씨는 해고 근로자들 중심으로 활동하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가 아닌 현직 직원들이 주축인 회사 기업노조인 쌍용자동차노조 소속 조합원이다.

쌍용차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쌍용차노사는 무급휴직자 복귀방안을 갖고 노사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치권에서 한쪽 방향만을 놓고 갈등을 유발한다면 쌍용차노조는 더 이상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류 조합원의 자살기도에 대한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류 조합원의 치료를 위해 필요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 돕겠다고 했다.

경찰은 유씨 가족과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금속노조는 오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융연수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사간 파국을 막고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사태의 해결을 위해 3가지 현안에 대한 인수위의 조속한 답변과 집행을 촉구했다.

금속노조는 인수위에 전달한 의견서를 통해 ▲쌍용차 부실 정리해고 인정 ▲불법파견 비정규직의 즉각적인 정규직 전환 ▲파견법 폐지 및 기간제법 전면 개정 ▲노조파괴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 등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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