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은 영상제작실인데…술 팔고 도우미까지?

간판은 영상제작실인데…술 팔고 도우미까지?

입력 2013-01-10 00:00
업데이트 2013-01-1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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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영상제작실 변칙 영업…처벌규정 부재 악용

“술은 매점에서 파는 거고, 우리는 도우미가 아니라 코러스를 불러드려요.”

9일 밤 광주 북구 용봉동 번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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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오디션 프로그램 유행과 더불어 저렴한 비용으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소규모 노래 영상제작실이 등장, 광주에서만도 16곳이 영업 중이다. 그러나 이들 업소는 술과 안주를 팔거나 노래 제작 협조를 이유로 ‘코러스’를 고용, 변칙영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9일 밤 광주 북구 용봉동 번화가의 한 노래 영상제작실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부터 오디션 프로그램 유행과 더불어 저렴한 비용으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소규모 노래 영상제작실이 등장, 광주에서만도 16곳이 영업 중이다. 그러나 이들 업소는 술과 안주를 팔거나 노래 제작 협조를 이유로 ‘코러스’를 고용, 변칙영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9일 밤 광주 북구 용봉동 번화가의 한 노래 영상제작실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부터 오디션 프로그램 유행과 더불어 저렴한 비용으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소규모 노래 영상제작실이 등장, 용봉지구에서만 10여 곳이 성업 중이다.

그러나 이들 업소를 실제로 찾아가보니 술과 안주는 물론 도우미로 보이는 젊은 여성들을 고용해 영업하고 있었다.

업주들은 “업소 안에 별도로 매점을 설치, 소매업허가를 받고 술과 음료 등을 판다”며 “손님들이 매점에서 산 물건을 방 안에 가지고 들어가는 것까진 막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도우미에 대해서는 “접대부가 아닌 노래 영상제작에 도움을 주는 코러스나 백댄서”라고 주장했다.

업소들은 노래 녹음만 할 경우 CD 1장(90분 분량)당 2만 5천 원, 동영상 녹화까지 함께할 경우 5만 원의 요금을 받고 있다.

실내는 평범한 노래연습장 룸과 같은 구조였으며 기존의 모니터와 노래반주기기에다가 녹화용 카메라와 간단한 녹음기기가 설치돼 있었다.

손님들은 “업소 간판 하단에 ‘영상제작실’이라고 작게 표기해놓은 것을 빼고는 일반 노래방이나 노래연습장과 같은 상호를 쓰고 있어 노래방과의 차이점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A 업소는 ‘노래연습장’ 간판을 내걸고 영업하고 있어 손님들이 영상제작업소인 줄 모르고 찾아왔다가 일반 노래연습장과 요금차이가 크지 않아 유흥을 즐기고 가기도 했다.

그러나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이 업소의 룸에는 맥주잔과 양주잔이 준비돼 있었고 계산대 뒤 냉장고에는 과일 안주가 마련돼 있었다.

B 영상제작실에서는 매점에서 업소용 맥주와 안주류를 팔고 있었다.

업소에서 음반 제작을 돕기 위한 ‘코러스’로 일한다는 한 20대 여성은 망사스타킹과 짧은 원피스 차림으로 손님들의 음료 심부름을 하고 있었다.

업주들은 주택가에는 술을 판매하거나 도우미를 고용할 수 있는 주점영업허가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법망을 피하고자 변칙 영업을 시도하고 있다.

광주시와 북구청 측은 노래 영상제작실은 유흥주점업이나 노래연습장업에 해당하지 않고 제작업 또는 자유업에 속해 술을 팔고 접대부를 고용하는 것에 대한 별도 처벌규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들 기관은 지난해 3월 광주에 첫 노래 영상제작실이 신고된 이후 1~2차례 실태 파악을 했으나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상 별도의 처벌규정이 없어 단속을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노래 영상제작실로 신고됐더라도 노래방 형태로 운영될 경우 노래방의 법규정을 적용하는 취지의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광주시의 한 관계자는 “이들 업소가 실질적으로 노래연습장과 유사한 영업을 하고 있다면 무등록영업행위에 해당, 처벌받을 수 있고 룸 안에서 술을 마시는 것 역시 식품위생법 위반”이라며 사법기관과 협조해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0일 현재 광주에는 1천300여 곳의 노래연습장이 운영 중이며 노래 영상제작실은 북구 10곳, 광산구 4곳, 서구 2곳 등 16곳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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