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스펙 쌓으려 ‘잠깐 봉사활동’

대학생들, 스펙 쌓으려 ‘잠깐 봉사활동’

입력 2013-01-22 00:00
업데이트 2013-01-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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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센터 어린이들 상처 받아…”뜨내기 봉사자 달갑잖다”

사회봉사활동이 대학생들에게 취업 필수 스펙이 됐지만 진정성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22일 대구 사회복지계에 따르면 겨울방학을 맞아 지역 대학생들이 사회복지센터에 문을 두드리고 있으나 가급적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복지계 관계자들은 취업을 위해 봉사시간을 채우려고 오는 대학생들 탓에 센터의 구성원들이 오히려 상처를 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의 한 아동복지센터는 지난해 12월 중순에만 대학생 20여명이 찾아왔으나 단 1명도 자원봉사자로 등록해 주지 않았다.

이 센터 사회복지사(32·여)는 “대학생들은 평균적으로 한달 또는 격주에 한 번 봉사를 하러 와놓고선 면접이나 학업 때문에 바빠서 더 이상 오지 못한다고 통보하곤 한다”며 “종종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아동복지센터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은 이미 이런 종류의 만남과 헤어짐에 익숙해 했다.

한모(10)양은 “찾아주는 언니, 오빠들이 반갑기는 하지만 친해지면 언젠가 또 사라질 걸 안다”고 속상해 했다.

복지계 관계자들은 대학생들이 장애인이나 노인 봉사보다 아동과 청소년을 상대하는 봉사활동을 선호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대구 수성구 한 장애인 복지센터에서 봉사를 해온 조모(36)씨는 “지역아동센터나 아동복지센터에 대학생들이 몰리고 있는 것에 비해 여길 찾는 대학생들은 거의 본 적이 없다”며 “청년이라곤 공익근무요원이 전부”라고 꼬집었다.

대학생들은 취업이나 전문 대학원 진학을 위해 봉사활동은 필수 조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단순히 이력서에 봉사시간을 채워 넣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이력서와 함께 제출하는 자기소개서에 써 넣을 만한 경험이 봉사활동에서나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초부터 대구 북구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매주 한 번씩 봉사를 해온 전모(21·경북대)양은 “로스쿨 원서를 쓰려면 2천자에 달하는 자기소개서 3~4건을 써야 한다”며 “남다른 내용을 채우려면 지역아동센터 봉사 말고도 해외 봉사까지 가야하는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복지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나 여건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 산하 자원봉사센터(1365.go.kr)에 등록된 대구시 전체 봉사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2만7천607명이다. 대구시는 이 자료에 기반해 올 한해 자원봉사자 50만명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시의 이런 정책 구상은 현장 실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탁상행정의 통계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인원은 역대 ‘1365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가입한 수일 뿐 실제 봉사활동을 하는 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현재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대학생 수를 별도로 파악하고 있지 않다.

대구시 자원봉사센터 한 관계자는 “회원 가입한 당시 연령을 기입하고 이후 관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졸업 이후에도 봉사활동을 하는 현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와 대구시 자원봉사센터가 4년 주기로 실시한 대구시민 자원봉사의식 참여실태에 따르면 2012년 대구시민의 25.4%인 53만여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 역시 현 대학생 봉사활동 참여자 수나 사회인이 된 후의 봉사활동 지속 여부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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