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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노모·장애인 아들, 불길 못 피하고 참변

80대 노모·장애인 아들, 불길 못 피하고 참변

입력 2013-01-26 00:00
업데이트 2013-01-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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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에서 전기 누전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옆집에서 잠자고 있던 어머니와 아들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팔순의 어머니가 지체장애 1급 아들과 함께 살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26일 세종시소방본부와 세종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47분께 세종시 소정면 고등리 이모(84)씨의 집에서 불이 나 주택 내부 210㎡와 집기 등을 태우고 2시간 20여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집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이씨와 아들 김모(49)씨가 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옆집에서 불길이 시작됐다는 목격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화재 당시 비어 있던 이씨의 옆집에서 불이 시작돼 이씨의 집으로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김씨는 지체장애 1급 중증장애인으로 한평생 부모와 함께 살았다.

김씨는 몸은 불편했지만, 항상 밝은 표정이었다고 이웃 주민들은 전했다.

김씨의 어머니 이씨는 몇 년 전 남편을 떠나보내고 홀로 아들을 보살펴 온 것으로 알려져 주위 사람들의 눈시울을 젖게 하고 있다.

특히 팔순이 넘은 나이에 귀까지 어두워 제대로 듣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아들에 대한 사랑은 극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주민 박모씨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정말 대단한 분이었다”며 “자신이 아니면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점 때문에 더 정성스럽게 아들을 돌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거동이 불편한 이씨 모자가 잠을 자다 불길을 미처 피하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과 함께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씨의 슬하에는 김씨를 포함해 7남매가 있어 다른 자녀가 수시로 고향집을 찾아 어머니와 김씨를 지극정성으로 수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마을주민은 “할머니(이씨)는 나이가 들어 귀가 잘 들리지 않는데다 거동이 불편했고, 아들(김씨)도 장애가 있어 움직이는 데 어려움이 있어 집 밖으로 나오는 일이 거의 없었다”며 “수시로 다른 자녀가 집에 다녀가는 등 몸은 불편하지만, 행복하던 가정이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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