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불상 훔쳐 국내로 반입한 일당 검거

日서 불상 훔쳐 국내로 반입한 일당 검거

입력 2013-01-29 00:00
업데이트 2013-01-2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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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통해 반입…경찰·문화재청 공조로 덜미, 문화재감정 ‘위작’ 감정실수로 통관

일본에서 국보급 불상 2점을 훔쳐 우리나라로 들여온 뒤 알선책을 통해 내다 팔려던 일당이 경찰과 문화재청의 공조 수사 끝에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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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붙잡힌 일본 원정 문화재 절도단이 훔쳐 온 관세음보살좌상(오른쪽)과 동조여래입상을 경찰 관계자가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대전 연합뉴스
29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붙잡힌 일본 원정 문화재 절도단이 훔쳐 온 관세음보살좌상(오른쪽)과 동조여래입상을 경찰 관계자가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대전 연합뉴스
29일 대전경찰과 문화재청에 따르면 일본의 신사에서 보관 중이던 신라∼고려시대 불상 2점을 훔쳐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려 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 등)로 김모(69)씨를 구속하고 장모(51)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8일께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쓰시마(對馬)시 가이진(海神)신사에 보관 중이던 국보급 불상인 동조여래입상과 관음사에 있던 금동관음보살좌상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신사 안에 몰래 침입해 불상을 들고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불상 2점은 ‘위작’으로 잘못 감정돼 부산항을 통해 국내로 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후쿠오카발 부산행 여객선으로 두 불상이 반입됐으며 국보급 불상이었지만 국내 반입은 어렵지 않았다. 부산항 통관과정에서 이뤄진 문화재 감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부산항에서 정상적인 통관 절차를 밟았으나 문화재감정에서 위작이라는 감정결과가 나와 무사 통과됐다.

부산세관의 한 관계자는 “부산항 문화재감정관실에 감정을 의뢰했더니 두 불상을 ‘100년이 안 된 위조 골동품’이라고 판정해 특이사항이 없다고 판단, 반입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후쿠오카 검색대에서도 이들의 불상 반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짜 골동품이 도난당한 국보급 문화재로 판명된 것은 사건 발생 2개월여 뒤였다. 일본 정부가 두 불상의 도난사실을 우리 정부에 알려오면서부터였다.

일본 정부는 우리 경찰에 수사를 요구하고 문화재 반환을 요청했다. 경찰과 문화재청은 두 불상의 부산항 반입 과정을 확인하고 절도단 추적에 나섰다.

부산항 입국 서류를 뒤져 파악한 인적사항을 토대로 이들을 차례로 검거한 경찰은 김씨가 마산의 한 창고에 보관 중이던 불상 2점을 회수했다.

대전경찰청 안태정 광역수사대장은 브리핑을 통해 “판매망을 물색하는 이들을 잠복 수사 끝에 검거했다”며 “애초에 알려진 것처럼 신사 천장에서 구멍을 뚫고 들어가 범행했는지 등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조여래입상은 우리나라 통일신라시대(8세기) 때, 금동관음보살좌상은 고려시대 말기(14세기)에 제작된 불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동조여래입상은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1974년 감정액이 1억엔(11억원) 정도였다.

문화재청은 불상 2점을 회수해 우리나라에서 강탈됐는지를 감식하는 한편 일본으로 가기 전 소장처 등을 확인하고 있다.

문화재청 허종행 문화재사범단속반장은 “현재로서는 자연스럽게 넘어갔을 확률이 높다”면서 “일본에서 외교채널을 통해 연락해 온 만큼 절차에 따라 반환 과정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회수된 문화재 2점에 대한 감정 등을 거쳐 주한일본대사관 측이 요청한 내용과 일치하면 관련법령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씨 등은 일본 신사에서 불상과 함께 ‘대장경’으로 알려진 서적도 함께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안태정 광역수사대장은 “이들은 서적을 범행 직후 신사 주변 야산에 버렸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은닉 가능성도 있어 계속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절도 일당 중 달아난 김모(65)씨 등 4명의 뒤를 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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