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살해’ 결국 돈때문?…보험·유산 50억

’일가족 살해’ 결국 돈때문?…보험·유산 50억

입력 2013-02-05 00:00
업데이트 2013-02-0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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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26억ㆍ유산 30억…경찰 “범행동기 관련 추궁”사이코패스 가능성 낮아…외삼촌이 증거인멸 도와

사건 발생 일주일째를 맞은 ‘전주 일가족 3명 살해 사건’과 관련해 보험금과 유산 규모가 밝혀지고 증건 인멸 과정에서 경찰관인 용의자의 외삼촌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건의 파문이 커지고 있다.

부모와 형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한 용의자 박모(25)씨가 범행 동기에 대해 함구한 가운데 5일 숨진 가족들의 사망 보험금이 26억원 대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박씨가 ‘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보험금·부동산 등 50억원 대 추정

5일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전북 전주시 송천동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구속된 둘째 아들 박의 가족 사망 보험금이 26억원 대에 이른다.

보험 개수는 아버지(52)와 어머니 황모(55)씨가 각각 11개이며, 형(27)이 10개로 모두 30여 개에 달한다.

가족 구성원당 보험금은 아버지 7억 6천만원, 어머니 13억 9천만원, 형 4억 3천만원으로 한 달 납부 보험금은 3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험금의 수령인은 대부분 ‘법적 상속인’이거나 박씨 가족 중 한 사람으로 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보험의 가입자는 박씨가 아니며 박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보험에 가입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의 보험 가입 기간을 살펴보면 1996년, 2001년, 2003년, 2008년, 2009년이 대부분이고 가장 최근에는 2012년 1건이 전부다.

또 현재까지 밝혀진 박씨 가족의 재산은 박씨의 아버지가 소유한 콩나물 공장 등 부동산이 30억원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가족의 재산은 아버지가 운영하는 콩나물 공장(2층)이 1천413㎡로 시가 10여억원에 이르고 공장 인근 논·밭이 3천240㎡(10억원), 최근 10억원 상당의 땅을 사려 했던 정황상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돼 모두 30억원에 이른다.

◇보험금·유산 어떻게 되나?

박씨가 보험금과 유산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든 아니든 50억원대의 재산은 박씨의 손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26억원대 보험금의 수령인은 ‘법정 상속인’으로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에 따르면 피상속인(유산의 본 주인)을 고의로 살해했을 때 상속인의 자격이 상실된다.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박씨의 가족 살해 혐의가 명확하고, 혐의가 확정되면 박씨는 보험금 수령인인 ‘법적 상속인’에 해당하지 않아 보험금과 유산 모두를 받을 수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씨 가족의 보험금은 박씨의 혐의가 밝혀지면 원천적으로 지급되지 않는다.

수령인으로 명시된 박씨가 범행을 저질렀다면 보험금이 친·인척에게 넘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 외삼촌 증거 인멸 도와”

범행 동기와 관련해 수사력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박씨의 외삼촌인 부안경찰서 소속 황모(42) 경사가 박씨가 자수하기 전 범행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박씨는 범행 다음날인 31일 자신의 부모와 형에게 수면제가 들어 있는 음료수를 먹인 뒤 연탄불을 피워 숨지게 한 사실을 황 경사에게 알렸다.

황 경사는 박씨의 친구 3명에게 현장의 유류품을 치우고 차량을 세차하라는 등의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황씨가 증거인멸을 도와준 것으로 보고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황씨는 경찰에서 “조카가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조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봐 두려워 조카를 살리고 싶은 마음에 조언을 했다”고 말했다.

◇”박씨, 사이코패스 가능성 낮아”

패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박씨가 사이코패스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전북지방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는 “박씨는 유영철과 강호순 등 연쇄살인범들이 보였던 감정과 표정이 없거나 지나치게 언변이 논리적이라는 특징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사이코패스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존속살인 사건 중 이렇게 계획적인 범행은 극히 드물다는 점 등은 사이코패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정확한 결과는 검사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씨가 검거 뒤 보였던 ‘반성 없는 태도’에 대해서는 ‘심리적 방어 기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씨는 유치장에서 “여자친구와 단둘이 만나게 해주면 범행 동기를 밝히겠다” 또는 “나는 머리가 똑똑하다”고 말하거나 유치장 수감자들과 쾌활하게 지내는 등 사이코패스로 의심 살 만한 언행을 보여왔다.

전북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이날 박씨에 대해 사이코패스 검사를 할 예정이다.

박씨는 성격평가(PIA), 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PCL-R), 프로파일러 면담 등을 통해 사이코패스 여부를 판단 받게 된다.

사이코패스 검사는 언변, 종전 전과, 성욕 지수 등 20개 문항으로 이뤄졌으며 각 문항당 0, 1, 2점으로 점수를 매겨 40점 만점 중 24점이 넘으면 사이코패스로 진단된다.

역대 가장 높았던 점수는 21명을 토막살인한 유영철로 39점이었고 정남규 29점, 강호순 27∼28점이었다.

박씨가 사이코패스로 진단받으면 박씨는 격리치료와 치료감호소 수감, 감형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의 한 관계자는 “현재 드러난 박씨의 전력과 성향으로 보면 전과가 전혀 없고, 4년제 대학에 다니면서도 대인관계에 이상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존속살인을 이렇게 치밀하게 계획한 경우는 처음 봐 상세하게 검사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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