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 소송 중인 근로정신대 김정주 할머니 홀로 일본 건너가…
일제강점기 때 근로정신대에 동원된 김정주(81)씨가 일본 회사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배상을 요구했다.김정주 할머니가 20일 일본 도야마시에서 열린 후지코시강재공업의 주주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야마 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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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 및 사죄 요구를 하기 위해 몇 해 전 후지코시의 주주가 된 김씨는 총회가 끝난 뒤 “좋은 소식이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고 출석했지만 큰 상처를 받고 돌아가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씨를 포함해 후지코시에서 강제 노동한 한국인 여성 생존자 13명과 사망한 4명의 유족 등은 지난 14일 후지코시 측에 위자료 16억 8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후지코시는 1928년 설립된 군수공장으로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4~1945년 2차례에 걸쳐 한반도에서 13~16세 소녀 1089명을 근로정신대로 동원해 혹독한 조건 속에서 노역을 강요했다. 약속했던 임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이 회사에 강제 동원된 한국인 7명은 1992년 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에서 화해가 성립되면서 ‘해결금’ 명목으로 3500만엔(약 4억원)을 받아냈다.
하지만 당시 소송에 참여하지 못한 피해자와 유족 23명이 2003년 일본 정부와 후지코시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등 1억엔을 지불하라고 요구하며 2차 소송을 냈으나 일본 대법원은 2011년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한국 국민 개인의 청구권은 포기됐다’며 기각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2013-02-21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