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마다 반복되는 ‘늑장’ 교장 인사…까닭은?

5년마다 반복되는 ‘늑장’ 교장 인사…까닭은?

입력 2013-02-21 00:00
업데이트 2013-02-2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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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제청받아 새 대통령 임명해야…교육 일정 차질

“귓밥만 만지고 있습니다”

30년 넘게 교직에서 일해 신규 교장 임명장을 받을 때가 된 A 교감은 요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새 학기 개학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자신이 대상자인지, 발령을 받는다면 어디서 근무하게 될지 도통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신규 교장 인사는 대개 2월 20일 전후 이뤄진다. 예전보다는 최근 조금 앞당겨졌지만 새로운 학교로 부임, 학교경영의 틀을 짜기에는 촉박하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더 나쁘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나 신임 교장 인사가 날 것으로 보여 빠르면 오는 26일께야 신규 교장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행 법률상 교장은 교과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강원지역의 올해 신규 교장 발령대상은 초등 28명, 중등 29명이다. 교장 중임자까지 포함하면 초등과 중등 각각 52명이나 된다.

신규 교장 임용 대상자는 전국적으로 수 백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의 교육계가 대선이 있는 해마다 교장 지연인사로 교육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A 교감은 “준비를 해야 하는데 어느 학교인지도 모르고 있으니까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 “5년마다 주기적으로 이런 상태가 오는 만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교장을 맞아야 하는 일선 학교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임하는 교장이 새 교장을 위한 학교 경영계획서를 짤 수도 없는데다 새 부임자도 촉박한 일정상 전임자의 경영철학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신규 교장인사 지연으로 인해 교육 현장에서 새 학기를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촉박해지면서 융통성 있게 제도를 손질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규 교장 발령 대상자에게는 부임지를 미리 예고, 거주지를 마련하거나 학교 경영계획을 짤 수 있는 시간을 주자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긴 겨울방학 때문에 2월에 학기가 끝나지만 앞으로는 12월에 학기를 마치고 바로 교원 인사를 단행, 새해부터는 새로 부임한 학교에서 방학을 보내며 수업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자는 의견도 있다.

외국처럼 9월에 시작하는 학기제까지 생각해 볼만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원도 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수 회장은 “교장이 학교 경영의 큰 틀을 잡아줘야 하는데 5년마다 인사가 늦어지다 보니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교총차원에서도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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