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 성적순으로 학생 줄세우기…영어우열반 운영

대학도 성적순으로 학생 줄세우기…영어우열반 운영

입력 2013-02-25 00:00
업데이트 2013-02-2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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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수업’ vs. ‘수업선택권 박탈’

개강을 앞두고 일부 대학에서 영어 반배치고사를 실시해 성적순에 따라 신입생들의 필수교양과목 수업을 배정하고 있다.

맞춤형 수업을 통해 학생의 학력증진에 도움을 주려는 방안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선 수업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5일 아주대학교는 입학식에서 신입생 2천여명을 대상으로 필수교양과목인 영어1 수업의 배치고사를 진행했다.

시험은 약학대학 신입생을 제외한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치러졌으며 2시간 동안 문법과 독해 등을 평가했다.

배치고사 성적에 따라 학생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학기 동안 고급 또는 일반영어 수업을 듣게 된다.

아주대는 신입생의 실력을 정확히 파악해 맞춤형 교육을 하고자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반 배치고사를 활성화했다고 밝혔다.

경희대 국제캠퍼스는 개학을 앞둔 지난 6~21일 모든 신입생을 대상으로 필수교양과목인 영어1 학력테스트를 벌였다.

시험은 온라인상에서 모의 토익 형식으로 이뤄졌다.

경희대 역시 성적순에 따라 학생들을 분류해 초·중·고급 수업에 배정할 예정이다.

대학 측은 시험성적과 상관없이 누구나 수강할 수 있는 ‘최고급’ 수업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외국어대 글로벌캠퍼스는 올 4월29일~5월16일 대학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영어능력평가 시험(FLEX)을 신입생을 대상으로 벌일 예정이다.

이 시험 성적을 반영해 2학기에 진행되는 필수교양과목인 실용영어2 수업을 배정할 계획이다.

1학기 영어 교양수업의 반배정은 수능성적 순으로 나눠 학생들에게 통보한 상태다.

외대 외국어교육센터는 “학생들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으면 교수는 누구에게 맞춰 수업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고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도 낮아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학업능력 향상을 위한 이러한 노력에 대해 일부에선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수강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주대 사회과학대에 재학 중이 박모(25)씨는 “대학이 학문을 배우는 곳이 아닌 졸업장을 따기 위한 취업 사관학교로 변질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맞춤형 수업보단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에선 학생들의 수업 선택권 보장을 위해 그동안 해오던 기초학력평가를 중단하기도 했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는 지난 4년여간 운영해 온 기초학력평가를 올해부터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수능성적을 토대로 학생들의 영어 학업수준을 3개로 분류해 제시하고 수업은 학생이 판단해 자신에게 적합한 수준별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기초융합교육원은 “학생들 사이에서 열반에 들어가는 걸 꺼리는 분위기가 조장됐던 게 사실”이라며 “2013~2016 교육과정을 개편하면서 학생들의 수업선택권을 보장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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