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풀다만 불산누출 중간수사발표

의혹 풀다만 불산누출 중간수사발표

입력 2013-02-26 00:00
업데이트 2013-02-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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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출 총량 못밝히고 외부유출 여부 불확실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한달을 끌어온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사고에 대해 경찰이 26일 삼성전자(3명)와 협력업체 STI서비스(4명) 임직원 7명을 입건하는 선에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우선 적용했으나 유해화학물질관리법과 대기환경보건법 등 특별법 위반 의혹은 풀리지 않았다.

불산 누출량과 배풍기를 이용한 CCSS 불산탱크룸 내 오염물질의 외부배출 행위, 2차 피해 발생 여부 등은 사건을 송치하기 전까지 환경부, 고용노동부와 공조수사로 규명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노후밸브 상태로는 시간당 최대 7ℓ 누출될 수 있어”…전체 누출량 못 밝혀

삼성전자는 사고 직후 불산 누출량을 2∼3ℓ로 추정하고 공장 바깥으로 유출은 없었다고 했으나 부품을 정밀 감정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물리분석실 김의수 박사 판단은 달랐다.

그는 노후된 밸브 상태로는 시간당 최대 7ℓ의 불산이 누출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 “밸브가 연결된 상태에서 감정한 것이 아니고, 불산탱크 보관량을 기록하는 적산유량기가 오래 전 고장나 기록이 남아 있지않는 등 당시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전체적인 누출량이 어느 정도인지 추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민환경단체가 이달 중순 실시한 조사를 보면 삼성전자 반경 2㎞ 내 9곳의 식물 시료에서 검출된 불소농도 추정치가 0.02∼1.42ppm이었고 한 곳은 2.59ppm(하루 노출기준)에 달한 곳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고와 관련된 것인지, 아니면 일상적인 노출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체 누출량에 대한 수사는 국과수조차 ‘추정 불능’이라고 발표, 앞으로도 규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풍기 이용한 불산가스 외부유출, 중화제 사용 여부

삼성전자는 그동안 불산가스(불화수소) 외부 유출 논란과 관련해 “사내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해 중화제 처리 후 불산이 검출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배풍기를 설치해 틀었기 때문에 외부 누출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화성사업장 불산은 49% 희석액으로 끓는 점이 섭씨 106도여서 자연상태에서 증발도 일부 있지만 기화되기가 어려워 외부 유출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게 삼성의 주장이다.

지난 1일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대기질을 측정한 결과 화성사업장 인근지역에서 불소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도 외부 유출이 없다는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보수작업 당시 CCTV에 나타난 CCSS 내 뿌연 연기(흄·fume) 성분과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자체 조사 중이라고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경찰 조사결과, 삼성과 STI서비스 직원들은 1월 28일 오전 5시 52분께부터 총 9대의 배풍기를 CCSS에 설치해 이중 8대를 가동, 중단, 자리 옮김을 반복하고 오후 5시59분께 철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이 밝힌 사고 조치상황에 따르면 사내 소방대가 화성사업장 내 가스감지기 경보를 들은 시간은 오전 6시3분. CCSS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6시10분이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가 CCSS 내 불산탱크룸에서 흡착포로 상황 조치를 하면서 상부에 보고한 시간은 오전 6시53분이다.

CCSS 내 공기를 외부로 빼내기 위해 배풍기를 설치한 시간(05:52)보다 사내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06:10)이 20여 분 앞섰다는 점에서 ‘중화제 처리 후 배풍기를 가동했다’는 삼성 주장은 석연치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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