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지원금 고스란히 유치원 ‘뱃속’으로

누리과정 지원금 고스란히 유치원 ‘뱃속’으로

입력 2013-03-09 00:00
업데이트 2013-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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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 37만원 올라 年 581만원, 月100만원 넘는곳도 70여곳

올해 사립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를 둔 가정은 지난해보다 약 37만원을 더 내야 한다. 한 달에 100만원 이상을 내야 하는 ‘초고가’ 유치원도 전국적으로 70곳이 넘었다.

8일 유치원 공시 사이트인 유치원알리미에 공개된 전국 8382개 국·공·사립 유치원 원비 현황에 따르면 올해 유치원 입학 경비와 교육과정 교육비, 방과후과정 교육비 등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경비는 만 5세 아동을 기준으로 연간 342만 410원이다. 입학 경비는 평균 7만 5338원, 교육과정 교육비는 월 19만 8210원, 방과후과정 교육비는 월 8만 546원이다.

하지만 유치원 가운데 80%를 차지하는 사립 유치원만 별도로 집계할 경우 입학 경비는 15만 4025원, 교육과정 교육비 35만 8318원, 방과후과정 교육비 11만 3280원으로 유치원 전체 평균의 2배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해 9월 공시된 사립 유치원 연비용 543만 7720원보다 약 6.9%(37만 5301원) 인상된 금액이다. 만 3~5세 누리과정 시행으로 올해 아이 한 명당 월평균 22만원이 지원되고 있지만 사립 유치원에 다니는 경우 절반가량밖에 충족되지 않는 것이다.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연간 교육비가 1000만원을 넘는 유치원도 다수였다. 월 100만원 이상을 내는 유치원은 전국적으로 71곳이었고 이 중 20곳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몰려 있었다.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서울 도봉구가 월평균 74만 4432원으로 학비가 가장 높았고 이어 강남구, 송파구, 서초구 순이었다. 도봉구의 평균 학비가 높은 이유는 전체 유치원 수는 적은 반면 그중 사립이 차지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전남은 16만 8512원으로 전국에서 유치원비가 가장 낮았다. 전국에서 학비가 가장 비싼 유치원은 서울 성북구 우촌유치원이다. 만 5세 기준으로 입학 경비 56만원, 교육과정 교육비 77만원, 방과후과정 교육비 59만원으로 연간 비용으로 환산하면 1688만원을 내야 한다. 서울 양천구 신예유치원도 연간 1473만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학비가 비싼 4년제 대학교인 연세대(지난해 기준 853만원)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 같은 공시마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많다. 한 학부모는 “공시에 잡히지 않는 특기활동비나 종일반비 등을 별도로 받는 유치원이 대다수”라며 “무조건 지원에만 매달려 유치원만 이득을 보게 할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2013-03-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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