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언행을 돌아보지 못한 경우 있는 것 같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최근 불거진 ‘막말 판사’ 사건과 관련해 “우리 법원이 국민과 소통하겠다며 모두 변화하자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런 일이 터졌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양 대법원장은 지난 10일 출입기자단과 산행을 겸한 간담회에서 ‘지난주 법원장 회의에서 질책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거기에 질책할 분들이 있겠나. 막말 판사 때문에 스스로 통탄을 한 것”이라며 “그 판사가 법관으로서 연구심이나 성실성을 인정받는 사람인데 스스로의 언행에 대해서는 인식을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각자가 자신을 되돌아봐야 하고, 대부분이 그렇게 하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법원은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근무했던 A부장판사가 마약관리법 위반 전과가 있는 B씨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 재판 도중 B씨에게 “초등학교 나왔죠? 부인은 대학교 나왔다면서요. 마약 먹여서 결혼한 것 아니에요?”라고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자 대법원이 즉각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양 대법원장은 최근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과정에서 로펌 재직시 고액 연봉이 논란을 빚은 데 대해 미국 예를 들며 “미국은 변호사를 하다 재산을 모은 뒤에 판사를 한다. 그래도 연방판사 충원하기가 어려워 대법원장이 국회에 보수를 인상해달라고 청원도 했다”면서 “우리도 앞으로는 10년 이상 변호사 경험 쌓고 판사가 될 텐데 청문회 때 재산부터 따지니 참 많이 다른 것 같다. 요즘 10년 된 판사의 연봉은 한 5천만원 정도 될 거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일본에서는 한 번 판사가 되면 나중에 변호사 개업을 못하는 것처럼 알려져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고 전했다.
양 대법원장은 퇴임 후 ‘편의점 아저씨’로 변신해 화제를 낳은 김능환 전 대법관에 대해 “소위 말해 ‘뜨는 분’이 됐다. 덕분에 법조계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것 같다”며 웃었다.
양 대법원장은 ‘향판(鄕判)’ 문제와 관련해서도 “사실 지역법관이란 용어가 맞다. 애초 취지는 판사가 근무하는 지역에서 원치 않는 인사이동 조치를 받지 않게 함으로써 사법부 독립을 지키려 한 것”이라며 “이번에 순천 건(향판과 결부된 보석허가 논란)이 있고서 지역법관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봐 신뢰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양 대법원장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각 언론사 논설실장, 주필, 논설위원 등이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최하는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