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대전 폭발음 3년째…두 번은 소닉붐

”쾅” 대전 폭발음 3년째…두 번은 소닉붐

입력 2013-03-14 00:00
업데이트 2013-03-1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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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 차례도 소닉붐 무게…시민 불안 가중

강한 진동을 동반한 폭발음이 대전에서 3년째 발생하고 있다. 이중 두 번은 ‘전투기 소닉붐(음속 폭음)’으로 확인됐다.

발생 시기도 1∼3월로 비슷해 ‘연례행사’가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지난 13일 오전 11시 53분 대전에서는 ‘쾅’하는 소리와 함께 큰 진동이 감지됐다.

폭발음은 도룡동·구성동·신성동 등 유성 지역을 중심으로 1초가량 지속했다.

이를 두고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북한과 긴장상태가 고조되는 상황 때문인지 육·해·공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 ‘북한 미사일 폭격설’부터 ‘대덕연구단지 연구센터 폭발설’까지 황당한 주장으로 넘쳐났다.

군은 14일 폭발음의 원인이 소닉붐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날 미국 공군은 “F-16 전투기 한 대가 대전 인근 상공에서 순간적으로 허용치보다 더 빠른 속도로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군 관계자 역시 “당일 오전 11시 52분께 미국 F-16 전투기가 대전 인근을 지나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군 작전 규범상 우리나라 영공에서의 음속 돌파는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미 공군 모두에게 적용되는 규정이다.

이날 훈련 과정에서 음속 돌파는 계획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기가 음속을 넘어 비행하는 순간 생기는 소닉붐은 기체에서 발생한 충격파가 압력의 형태로 지상에 영향을 미치는 형태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비행속도가 500노트(시속 약 926㎞)를 넘어서면 음속을 돌파했다고 본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대전에서 지난 2011년부터 매년 한 차례씩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3월 22일 오전 11시 7분께 유성 노은동·문지동·도룡동 등에서 순간적인 굉음이 들렸다.

1초 정도로 짧은 순간이었으나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이날 우리 공군 F5 전투기 3대가 대전 인근 1만 7천 피트 상공에서 비행 훈련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명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았으나 역시 소닉붐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지난해 1월 4일 오후 7시 15분께에도 상황은 같았다.

도마동·내동·변동·복수동·정림동·흑석동 등 서구 지역을 중심으로 ‘쾅’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심한 진동이 발생했다.

이 폭발음의 정체도 소닉붐이었다.

당시 KF-16 전투기 편대 2대 중 1대가 대전 인근 상공에서 훈련하다 수 초간 음속을 돌파해 비행했다고 공군은 밝혔다.

공군 측은 “훈련 시에 음속 돌파를 하는 일은 거의 없으나 순간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전 비행부대를 대상으로 철저히 교육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종사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소닉붐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온이 낮은 상태에서는 공기 밀도가 커져 저고도로 음속과 비슷하게 비행하는 것만으로도 충격파를 지면으로 전달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대전 인근 상공의 전투기 이동도 지난 2003년 충북 청원 청남대(옛 대통령 별장) 상공 비행금지구역 해제 이후 자유로운 편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전투기 훈련 지역이나 항로는 절대적인 군사 기밀”이라며 “소닉붐 발생을 막고자 내부적으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시민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신성동에 사는 김지영(34·여)씨는 “얼마나 소리가 컸던지 아기가 잠을 깨 울음을 터뜨릴 정도였다”며 “이런 일이 정기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원인 규명이나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유성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박모(42)씨는 “건물이 순간 흔들릴 만큼 울림이 컸다”며 “가게 유리창이 깨지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대전시 소방본부에도 13~14일 30여 건의 폭발음 신고와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폭발음 발생 이틀째인 오늘까지 다행히 큰 피해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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