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자 구하려던 경찰 실종 16일째…끝내 못찾나

자살자 구하려던 경찰 실종 16일째…끝내 못찾나

입력 2013-03-17 00:00
업데이트 2013-03-1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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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안 되면 ‘인정사망’ 등록 후 국가유공자 지정될 듯

자살하려고 바다에 뛰어든 남성을 구하려다가 실종된 인천 강화경찰서 소속 정옥성(46) 경위에 대한 수색작업이 보름째를 넘겼다.

유족과 동료 경찰관들은 정 경위의 시신이라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수색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17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정 경위는 지난 1일 오후 11시 25분께 강화군 내가면 외포리 선착장에서 자살하려고 물에 뛰어든 김모(45)씨를 구하려고 바다에 몸을 던졌다가 실종됐다.

정 경위 실종 이후 인천경찰은 해양경찰, 소방당국, 해병대 등과 협력해 강화도 일대 해역에서 16일째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다.

이날도 경찰관과 해병대원 등 387명과 헬기 1대, 경비함정 2대를 투입해 강화도 해안, 민간인통제구역 해안 등을 중심으로 수색했다.

그러나 당시 자살을 시도한 김 씨의 시신만 지난 3일 투신지점에서 북쪽으로 30km 떨어진 강화도 해안에서 발견됐을 뿐 정 경위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인천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자살을 시도했던 김씨는 등산복을 입고 있어 물 위에 쉽게 떠올라 일찍 발견됐다”며 “실종 당시 정 경위는 무전기, 수갑, 소총 등 5㎏이 넘는 장비를 착용하고 있어 물 위에 떠오르지 않은 것 같다”고 추측했다.

유정복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오전 정 경위 수색현장을 찾아 아내와 세 자녀를 위로하고 사고현장을 점검했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자살 기도자를 구하려다 실종된 정옥성 경위야말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공직자의 표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경찰의 책임이라면 경찰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며 “앞으로 경찰관의 처우개선과 복지에 더욱 힘써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경찰은 다음 주 중 유족 측과 상의해 정 경위에 대한 수색작업을 계속 이어갈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그만하라’는 유족 측의 말이 있기 전까지는 수색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라면서도 “다음 주 중에는 수색기간 연장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 경위가 끝내 발견되지 않으면 가족관계등록 등에 관한 법률의 ‘인정사망’제도를 이용, 정 경위를 국가 유공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정사망은 각종 재난으로 사망 확률이 매우 높은 경우 시신이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관공서의 보고만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는 제도다.

정 경위는 1991년 청와대 경호실 지원부대인 서울경찰청 101경비단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한 뒤 22년간 경찰청장 표창 등 27차례에 걸쳐 표창을 받은 우수 경찰관이다.

가족으로는 어머니(69), 부인(41), 2남1녀 자녀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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