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경계태세 속…전방부대 잇단 ‘기강해이’

비상 경계태세 속…전방부대 잇단 ‘기강해이’

입력 2013-03-18 00:00
수정 2013-03-1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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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전 훈련통보 후 포 사격훈련…전쟁 발발 오인소동

북한의 정전협정 백지화선언 이후 남북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전군이 비상 경계태세에 돌입했으나 정작 최전방 부대에서 기강해이 사고가 잇따라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사격 10분전 면사무소에 훈련통보 후 포 사격훈련을 실시, 주민들을 혼비백산케 하는가 하면 최전방 부대 부사관이 음주운전 중 간이검문소를 들이받고 달아났다가 붙잡혔다.

18일 육군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최전방 접경지역인 인제군 서화면 일대에서 육군 모 부대가 포 사격 훈련을 했다. 당시 갑작스런 포성 탓에 지역 주민들은 북한의 도발로 오인, 놀라 허둥지둥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해당 지역 주민은 “남북 긴장감이 고조된 요즘같은 상황에서는 소규모 실탄 사격만으로도 깜짝 놀라 가슴이 뛴다”며 “최전방 접경지역이다 보니 포 사격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해당 군부대 측은 “포 사격에 앞서 행정기관에 통보했으나, 그 이후에 전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당 서화면사무소 담당자는 “오전 8시에서 9시까지 1시간가량 실시하는 포 사격훈련 사실을 훈련 10분전인 오전 7시 50분에 통보하면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반문한 뒤 “정작 포 사격훈련 부대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고 인접부대가 대신 연락한데다 정확한 장소도 알려주지 않는 등 무책임한 통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전 1시 30분께 양구군 양구읍 하리 인근에서 육군 모 부대 소속 부사관 A(40·상사)씨가 만취상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방산 방면으로 운행하던 중 헌병대 간이검문소를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A씨는 견인차량을 불러 사고가 난 승용차를 자신의 집까지 이동조치했다.

전군 비상경계태세 중 발생한 이 사고는 아무도 모른 채 묻힐 수 있었으나 사고 충격으로 현장에 떨어진 차량 번호판 탓에 결국 덜미가 잡혔다.

당시 헌병대 간이검문소가 무너졌다는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차량 번호판 1개를 찾아냈다.

이를 토대로 차량 소유주가 A씨라는 것을 확인한 경찰은 A씨의 집에 찾아가 추궁 끝에 음주사고 사실을 자백받았다.

A씨는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 0.189%의 만취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의 운전면허를 취소하고 신병을 군 헌병대에 넘겼다.

지난 17일에는 철원군 근남면의 최전방 부대 GOP(일반전초)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병사가 총기사고로 숨지는 사고까지 겹쳐 뒤숭숭한 분위기다.

특히 이 부대에서는 지난 4일 K-2 소총 실탄 1발이 사라져 한바탕 소동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GOP 경계초소에서 실탄 분실은 생명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접경지역의 또 다른 주민은 “요즘처럼 남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최전방 군부대에서 어이없는 사고가 잇따라 걱정이 아닐 수 없다”며 “빈틈없는 경계근무에 나서도 모자라는 이 시국에 군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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