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정해 놓기보다 열린 길을 따라가라”

“진로, 정해 놓기보다 열린 길을 따라가라”

입력 2013-03-23 00:00
업데이트 2013-03-2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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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하버드대 첫 女총장 이화여대서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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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 길핀 파우스트(왼쪽) 하버드대 총장이 22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김영의홀에서 장명수(오른쪽) 이화학당 이사장으로부터 명예 이화인패를 받은 뒤 기념 촬영 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드루 길핀 파우스트(왼쪽) 하버드대 총장이 22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김영의홀에서 장명수(오른쪽) 이화학당 이사장으로부터 명예 이화인패를 받은 뒤 기념 촬영 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한국 중학생의 수학, 과학 성적은 세계 1위인데 그 과목의 흥미도는 세계 꼴찌라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미국 하버드대의 첫 여성 수장인 드루 길핀 파우스트(66) 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가진 특강 도중 질문을 던지며 우리 교육의 한계를 꼬집었다. 이화여대의 ‘명예 이화인’으로 선정돼 수여식 참석차 처음 방한한 그는 이날 특강과 기자간담회에서 “성적, 등수와 같은 즉각적 효과에만 신경 쓰면서 부와 명예를 위해 지식을 사용한다면 더 큰 꿈을 이룰 수 없게 된다”면서 “교육받은 여성은 자신의 성공만 좇을 것이 아니라 세상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우스트 총장은 진로를 고민하는 한국의 학생들에게 “어떤 길을 정해 놓고 쫓아가지 말고 열린 길을 따르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길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좁은 목표만 세워 이력 쌓기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넓은 시야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변화에 적응하는 법을 배우라는 조언이다. 파우스트 총장은 자신이 하버드대 최초의 여성 총장으로 주목받는 데 대해 “나는 첫 여성 총장이 아니다. 375년 동안 하버드의 전통을 이어 온 다른 총장들과 같은 총장일 뿐이다”라고 답했다. 리더십 앞에 ‘여성’을 별도로 붙이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 그는 “다만 총장 취임 뒤 나를 보며 영감을 받는다는 여성들을 만나면서 여성 리더십이 아직은 필요한 시기임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파우스트 총장은 여성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결연한 의지와 사람을 대하는 기술을 꼽았다.

파우스트 총장은 또 아직 우리 주변에 양성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성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물리학 전공 여성의 비율이 12%뿐이며 대학 총장 중 여성은 23%에 불과하다”면서 “여성을 교육하는 것은 같은 여건에서 활동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남녀 간 고용 격차를 줄이면 국내총생산(GDP)을 9%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고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성 김 주한 미국 대사 부부,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 김선욱 총장과 이대 재학생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역사학자인 파우스트 총장은 2007년 하버드대 28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3-03-2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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