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도 고위직 자녀 낙하산’ 파문 확산

‘인턴도 고위직 자녀 낙하산’ 파문 확산

입력 2013-04-04 00:00
업데이트 2013-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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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로펌들의 정치인·고위공직자 자제들의 ‘낙하산 인턴 채용’<서울신문 4월 3일자 8면>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로펌들이 동·하절기 대학생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생을 대상으로 인턴을 채용하면서 정치인, 고위공직자 등 부모의 배경이 좋은 지원자들을 우선 선발해 능력 있는 일반인 지원자들이 들러리로 전락하는 데 대해 잘못된 사회구조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나승철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3일 “일부 로펌들은 인턴은 말할 것도 없고 변호사도 부모 직위만을 보고 채용한다”면서 “서민층 자제들을 울리는 ‘비상적인’ 로펌들을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한 대형로펌 관계자는 “로스쿨생들 사이에 로펌들의 낙하산 인턴 채용에 대한 불만이 널리 퍼져 있는 걸로 안다”면서 “언론에서 지적을 해도 음성적으로 이뤄져 로펌들은 꿈쩍도 안 한다”고 털어놨다.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공간도 뜨겁다. ‘행복한**’은 “고등학교 1학년인 우리 아들 꿈이 검사라서 로스쿨 가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부모가 능력 없고 재산도 없고 ‘백’도 없다”면서 “꿈이 생겨 도전해 볼 거라고 잠도 줄여 가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상처받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네티즌 ‘민애**’는 “우리는 고려시대 음서제가 폐지된 것이 옳은 것이라고 배웠다. 지금 우리 시대는 1000년을 거슬러 올라갔다”고 했고 네티즌 ‘pel**’는 “가진 자에겐 정의가 없고 서민들에겐 희망이 없다”고 한탄했다.

서울 소재 로스쿨 2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27)씨는 “S로펌 인턴 채용에 응시했는데 함께 면접을 본 로스쿨생들은 모두 떨어지고 지원조차 하지 않은 학생이 선발됐다”면서 “채용 담당자에게 일주일 넘게 이유를 말해 달라고 항의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도 했다. 주저하던 채용 담당자는 힘겹게 ‘최종 선발 이틀 전에 전직 장관 A씨가 자녀를 뽑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S로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잘 모르는 일”이라고 말한 뒤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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