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농성장 강제철거…새벽 10분만에 기습작전

쌍용차 농성장 강제철거…새벽 10분만에 기습작전

입력 2013-04-04 00:00
업데이트 2013-04-0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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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천막 농성장이 약 1년만에 강제 철거됐다.

 서울 중구청은 4일 오전 5시50분 직원 약 50명을 동원해 대한문 앞에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농성 중이던 천막을 10분만에 철거했다. 당시 농성장에는 관계자 쌍용차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쌍용차 범대위) 관계자 3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오전 기습적인 철거가 이루어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차 농성장에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긴급체포된 시위대가 경찰에게 연행되고 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4일 오전 기습적인 철거가 이루어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차 농성장에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긴급체포된 시위대가 경찰에게 연행되고 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서울 남대문 경찰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철거 현장에 3개 기동대 경력 280여명을 배치했다. 중구청은 철거 이후 재설치를 막고자 천막이 있던 자리에 대형 화분을 설치하는 등 화단을 조성했다.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 스타케미칼 조합원이 화단을 훼손하다 공용물 훼손 혐의로 체포돼 남대문경찰서로 연행됐다.

 
4일 오전 기습적인 철거가 이루어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차 농성장에서 중구청 직원들이 철거된 분향소 자리에 화단을 만들고 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4일 오전 기습적인 철거가 이루어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차 농성장에서 중구청 직원들이 철거된 분향소 자리에 화단을 만들고 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뒤늦게 철거 소식을 접하고 현장을 찾은 범대위 측 해고조합원 20여명과 시민들은 중구청의 철거 작업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농성 천막을 지키고 있던 쌍용차 해고 조합원 고모(39)씨와 범대위 관계자, 일반 시민 등 17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중구청 관계자는 “수차례 자진 철거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강제 철거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충돌이 우려돼 새벽에 철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화재 이후 재설치된 천막이 강제철거 계고장 대상인지에 대한 법적 공방이 있었는데 기습철거를 당했다”면서 “이런 법적 부분을 포함해 천막 재설치 등 모든 방안을 놓고 내부 논의를 거쳐 대응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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