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연 “13개 지적 언급 안해” 한수원 “지적 사항 확대 해석”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해 실시한 월성 1호기에 대한 조사 보고서에서 안전에 관한 핵심 내용을 축소해 발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수원은 억측이라고 반박했다.환경운동연합은 8일 서울 종로구 누하동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AEA가 지난 2월 내놓은 ‘월성 1호기 장기운전 안전점검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IAEA가 월성 1호기의 핵심 안전 문제 13개를 지적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적 사항을 해결하지 않고 수명 연장만 강행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도외시하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한수원은 지난해 6월 IAEA의 안전점검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IAEA가 월성 1호기의 안전성을 ‘국제적인 우수 사례’라고 했다”고 홍보했지만 IAEA가 지적한 13개 사항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IAEA는 보고서를 통해 ▲한수원이 개정된 2003년 안전성 평가 기준(14가지 항목)이 아닌 1994년 기준(11가지 항목)을 사용해 ‘원전 설계’와 ‘위험 분석’ 등 핵심 항목을 평가에서 뺀 점 ▲후쿠시마 원전 사태처럼 발전소 전체가 정전에 빠지는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안전성 평가를 진행한 점 ▲밸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냉각재 유실 가능성이 있는 점 ▲교체 부품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해 오래된 부품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환경운동연합의 주장은 보고서 전체 결과를 분석한 것이 아니라 13개 지적 사항을 확대해석한 것으로 이 중 IAEA가 수명 연장 전에 개선을 요구한 4건에 대해서는 조치를 마쳤다”면서 “2003년 안전성 평가 기준에 포함된 3개 항목도 실질적으로는 검사 과정에서 모두 점검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3-04-09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