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침’(神鍼)으로 못 고치는 병은 없다며 지난 5년간 무면허 의료행위를 해 온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9일 무허가 침술원을 차려놓고 시술을 한 변모(52)씨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변씨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서울 강남과 경기 고양시 등에 월세방을 얻어 3만~5만원을 받고 하루 10여명에게 침을 놓아 약 2억원의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이 중국 베이징대학 침구과를 졸업하고 세계침술사 자격증도 있다고 환자를 꾀었으며 ‘신침’을 놓아 암까지 고칠 수 있다고 광고했다. 일반적인 침시술이 아니라 침으로 피부조직을 크게 떼어내는 등 외과수술에 버금가는 위험한 시술을 하면서도 위생시설은 전혀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증상과 관계없이 척추 부위에 집중적으로 침을 꽂아 무호흡 증상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사람도 있었다. 피부가 검게 괴사하고 살갗이 터진 환자까지 나왔지만 변씨는 “썩은 세포가 치료되는 과정”이라고 둘러댔다.

환자 대부분은 변씨를 맹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검거를 위해 침술원을 찾았을 때도 환자들은 “신침을 놓는 사람인데 왜 잡아가느냐.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경찰조사 결과 변씨는 돈을 주고 위조한 국제침술자격증을 걸고 영업했으며 베이징대 졸업은커녕 중국에 머문 기간도 딱 4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변씨는 경찰에 “전문적으로 침을 배운 적은 없고 침놓는 법은 어깨너머로 배운 게 전부”라고 진술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